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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대기업 절반, 내년 투자계획 마련 못해…국내 투자환경 체감도는 65.7점'

새해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국내 주요 기업의 절반 가량은 아직도 내년 투자계획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최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를 통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투자계획' 설문조사 결과다.

13일 한경연에 따르면 2020년 투자계획에 대한 응답 기업(101개)의 49.5%가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다. 내년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은 전체의 50.5%로, 이 중 절반 이상(62.7%)은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31.4%, 줄이겠다는 기업은 5.9%였다.

한경연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500대 기업의 63.8%가 작년 동기 대비 투자를 줄였다고 언급하며 내년에는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 등 요인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지 않겠다고 한 기업들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경제 전망 불투명', '주요 투자 프로젝트 종료' 답변이 각각 31.8%로 가장 많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19.7%), '경영악화에 따른 투자 여력 부족'(12.1%), '과도한 규제'(7.6%), '투자 인센티브 부족'(1.5%) 등이 뒤를 이었다.

내년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은 '산업 내 경쟁력 확보'(50%), '신성장 사업 진출'(25%), '노후설비 개선'(12.4%), '경기 개선 전망'(6.3%)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한편 기업들이 체감하는 국내 투자환경은 100점 만점에 65.7점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고용 및 노동 규제'(35.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지자체의 인·허가 심의규제'(29.4%), '환경규제'(17.6%), '신사업에 대한 진입규제'(11.8%), '공장 신·증축 관련 토지규제(5.9%)' 등의 답변도 나왔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40.6%가 '자금조달 등 금융지원 확대'를 선택했다. 이어 '세제지원 확대'(33.7%), '투자 관련 규제 완화'(28.7%), '대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17.8%), '반기업 정서 완화'(9.9%)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8.4%)은 내년 경제환경이 올해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4.8%,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은 16.8%였다.

한경연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경영 불안 요소가 여전히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섣불리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