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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선수만 두 번…'21번째 선수'의 새 출발 '단단한 정신력 갖추게 도움주고파' [SC 인터뷰]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최재원(31)의 프로 생활은 '다사다난'했다.

고교 시절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해 대학 진학 후 재도전해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NC 다이노스에 입단한 그는 2015년 시즌 종료 후 박석민의 FA 보상선수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최재원은 "아예 생각을 못하다가 옮기게 됐다. 그래도 기회라고 생각했던 만큼, 막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동기부여도 됐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생각"이라고 돌아봤다.

새 출발을 생각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8월 사구에 맞아서 턱뼈 골절이 됐고, 약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워야만 했다.

아쉬움 속에 마쳤던 1년. 다시 한 번 변화를 맞았다. 삼성이 FA 우규민을 영입했고, 원소속팀 LG 트윈스는 최재원을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20명의 보호선수에는 들지 못했지만, 21번째 선수로 여전히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찰 야구단에서 재정비의 시간도 가졌지만, 중간 중간 부상이 이어지면서 1군에 정착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방출 통보를 받았다.

방출 후 최재원은 '지도자'로 나섰다. 최재원은 "다른 팀을 알아봤다. 어깨가 아팠지만 더 야구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러다가 현실을 깨닫고 그만두려고 하는 순간 2월에 김성배 선배가 있는 LBS와 인연이 닿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프로를 꿈꾸는 학생들과 구슬땀을 흘린지 10개월. 그는 "처음하다보니 미숙한 점도 있었다. 나도 많이 배웠던 거 같다"라며 "야구라는 것이 단기간에 확 좋아지지 않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경기나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미지명과 이적. 부상 등을 제외하더라도 현역 시절 최재원은 포수를 제외하고 내야 전 포지션은 물론 외야수까지 뛰면서 남들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잘하기 보다는 마냥 열심히 하려고만 한 거 같아 아쉬움이 있다"고 '선수 최재원'을 이야기하던 그는 "다양한 경험을 했던 만큼, 상황에 맞게 이야기를 해줄 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지난 9월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이 있었다. LBS에서는 1차 지명 및 상위 지명 선수가 나온 반면,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누구보다 미지명의 아픔을 잘 아는 최재원은 "오히려 대학에서 더 배울 수도 있고, 체격도 키울 수 있어 힘도 좋아질 수 있다. 늦게 시작하는 것도 있지만, 프로에 가서 어중간하게 하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다져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다"고 조언했다.

최재원은 "선수들과 소통을 하면서 수평적인 위치에서 있고 싶다. 선수들이 레슨을 받아서 좋아지는 것도 있지만, 선수마다 성격, 힘 모두 다르다. 각자에게 맞는 장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특히 그는 정신적인 부분에 대한 성장을 바랐다. 최재원은 "기술적인 면도 있겠지만, 멘털적인 부분에서 도와주려고 한다. 아직은 미숙한게 많다. 그래도 선수 생활 큰 부상도 당했고, 팀도 옮겨 봤다"라며 "기술이라는 건 프로에서도 많이 늘릴 수 있다. 다만, 멘털은 그게 아니더라. 성인이 되기 전 올바르게 자리를 잡으면 선수 생활을 하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멘털만 좋아도 선수 생활을 오래할 수 있다. 내가 프로에 오래 있던 건 아니지만, 경험을 해보니 멘털적인 것이 중요한 거 같더라"라며 "결과는 선수가 만들어간다. 내가 누구를 키웠다고 하기보다는 프로에 갈 때 처음부터 단단하고 건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재원도 더 완벽한 지도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했다. 레슨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심리 상담사 1급 자격증도 땄다. 그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많은 것을 알지 못하지만 경험하고 생각했던 것을 다 알려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도자로서 야구인생 2막을 맞은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최재원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겠다라고 목표를 내걸기는 어려운 거 같다. 다만, 아이들이 세운 목표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함께 목표를 달성하는데 보조를 맞추고 싶다"고 이야기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