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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무리는 훈련소 재입소' 최고의 한 해 보낸 '상병' 조규성의 이야기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저 12월 1일자로 상병이 됐어요. 축하해주셔도 되는 것 맞습니다."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조규성(23·김천상무)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지난 3월8일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조규성은 어느덧 군 생활의 반환점을 돌았다. 치료를 받을 때 '나도 모르게' 군가를 흥얼거릴 정도다. 조규성은 "국가대표팀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규성이 군인 다 됐네' 하시더라고요. 제가 무의식 중에 군가를 부르고 있었더라고요"라며 에피소드를 꺼내 놓았다.

조규성의 2021년 시작은 썩 좋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K리그 22세 이하(U-22) 규정이 적용이 되지 않는 나이가 됐어요. 전북 현대(원 소속팀)라는 팀에서 경쟁을 해야하는데 부족함을 많이 느꼈죠. 힘, 기술, 자신감 등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군에 가면 나 스스로 자신감도 더 생길 것 같아서 입대를 선택했죠. 돌아보면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자신감도 생겼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어요"라고 전했다.

실제로 조규성은 김천상무 합류 초반에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주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적응해 나갔다. 조규성은 "새로운 선수들과 새로운 팀에서 경기를 뛰다보니 어려웠어요. 완전히 처음 보는 선수들과 함께 뛰었으니까요. 다행히도 친해지면서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정승현 주장 겸 분대장님은 이것저것 많이 도움을 줬어요. 수비수의 입장에서 '이런 공격수를 만나면 막기 어렵다'고 경험담을 들려줬죠. 그런 것을 듣고 생각하다보니 내게 맞는 것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적응을 마친 조규성은 팀의 주전 공격수로서 활약을 펼쳤다. '하나원큐 K리그2 2021' 25경기에서 8골-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천상무는 K리그2 우승을 차지하며 다음 시즌 K리그1(1부 리그) 다이렉트 승격을 확정했다.

국가대표로도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시간이 됐다. 조규성은 지난 9월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합류했다. 11월에는 부상으로 이탈한 황의조(보르도) 대신 원톱 스트라이커로 한국의 공격을 이끌기도 했다. 조규성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조규성은 "돌이켜보면 정말 다사다난했어요. 여름에 도쿄올림픽 최종 명단에서 떨어졌어요. 그런데 그 뒤에 바로 A대표팀에 뽑혔어요. 정말 깜짝 놀랐죠. '내가 이런 선수들과 함께 하다니'라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A대표팀에 많이 가보지는 않았지만, 갈 때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가요. 간절하게 하는거죠. 다행히도 주변에서 많이 칭찬해주고 격려해줘서 감사하죠"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주춤한 시간도 있었지만, 조규성은 그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는 "올해로 프로 3년차에요. 감사하게도 매년 마무리가 좋았던 것 같아요. 그 다음 시즌도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된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마무리가 좋았어요.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에요. 내년에는 한 단계 높은 K리그 1부로 가는데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라고 말했다.

아직 끝은 아니다. 2021년 마지막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훈련소 재입소다. 조규성은 3월 입대 직후 훈련소에서 딱 일주일을 보냈다. 이후 정신 없이 시즌을 보냈다. 그는 5일 훈련소에 재입소해 4주를 보낸다.

조규성은 "사실 지금은 머릿속에 훈련소 생각밖에 없어요. 5일에 들어가서 2022년 1월 6일에 나와요. 올해 크리스마스와 새해는 훈련소에서 보내게 됐어요. 한 번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훈련소 생활이 어떤지 알아요. 새벽 5시에 기상입니다(웃음). 전역한 선임들께서 '핫 팩'을 넉넉하게 챙겨가라고 '꿀팁'을 전수해 주셨어요. 제가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붙이는 핫 팩'을 든든히 챙기려고요"라며 웃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