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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한자리수? 3할은 정말 예술이다[SC통계]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3할의 예술(The Art of Hitting .300)'이란 저서를 펴낸 찰리 로가 타격 코치로 활동하던 시절인 1970년대 후반 메이저리그에서 3할 타자는 20명이 채 안됐다. 1978년에는 규정타석을 넘긴 타자 140명 가운데 16명이 3할을 때렸다. 올시즌에도 30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타율 3할 이상을 친 타자는 규정타석에 든 138명 가운데 11명 뿐이다.

그러나 KBO리그에서는 3할 타자가 대세였던 시기가 있었다. 2016년에는 규정타석을 채운 55명 중 3할 이상 타자가 무려 40명이나 됐다. 역대 최다 3할 타자가 나온 시즌이다. 과도한 '타고투저' 현상이 지속되자 KBO는 2019년 공인구 규격을 바꿨다. 반발계수를 줄인 것이다.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급기야 올시즌에는 3할 타자가 15년 만에 10명 이하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현재 타율 3할을 이상 타자는 딱 10명이다. 규정타석을 넘긴 50명 가운데 20%가 3할을 치고 있다. 1위 강백호(0.382)와 2위 양의지(0.351)을 제외한 8명은 3할5푼 이하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10개팀 체제가 출범한 2015년 이후 가장 적다. 타율 3할 이상 타자가 10명 이하였던 마지막 시즌은 2006년이다. 당시 규정타석을 채운 38명의 타자 중 5명 만이 3할 타율을 기록했다. 그해 타격 1위는 3할3푼6리를 때린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다. 이대호는 그해 26홈런, 88타점 등으로 타격 7관왕에 올랐다. 투고타저 현상이 가장 심했던 시즌이다. 그해 전체 타율은 2할5푼5리로 1997년 이후 가장 낮았다.

이날 현재 전체 타자들 타율은 2할6푼이다. 2012년(0.258)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제는 타고투저 완화가 아니라 완연한 투고타저 시즌이라고 해야 맞다.

올해 전반적으로 타자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과도 맞물린다. 3할 이상 타자 가운데 외국인 타자는 두산 베어스 호세 페르난데스 한 명 뿐이다. 3할 이상을 유지하던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도 후반기 들어 부진을 나타내며 2할9푼4리로 떨어진 상황이다.

SSG 랜더스 제이미 로맥(0.234), KIA 타이거즈 프레스턴 터커(0.236)는 전체 타율을 밑돌고 있고, 후반기 합류한 KT 위즈 제라드 호잉(0.200), LG 트윈스 저스틴 보어(0.149), 한화 이글스 애르난 페레즈(0.233), 키움 히어로즈 윌 크레익(0.244) 등도 아직은 기대했던 타격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평균자책점 상위 10명 가운데 외국인 투수가 7명인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이 각팀의 중심타선 약화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공인구를 바꾼 효과가 계속되고 있고, 미미하지만 스트라이크존 확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