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T위즈 이강철 감독은 29일 수원 삼성전을 앞두고 톱타자 고민을 토로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0.118의 타율로 부진했던 조용호 때문이었다. 급기야 잠시 휴식을 줬다. 톱타자 조용호와 9번 심우준을 임시로 스위치 했다.
이 감독은 "(조)용호가 안 좋아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뒤로 미뤘다. (심)우준이 밖에 1번을 칠 사람 없었다. (배)정대는 "1번 빼고 다 괜찮다"고 하고, (황)재균이는 지금 잘치고 있는데 타순을 차마 바꿀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고민의 흔적. 이 결론은 신의한수가 됐다.
심우준은 5타수2안타 1득점으로 물꼬를 텄다. 부담을 던 조용호도 적시 2타점 2루타와 역전의 발판이 된 볼넷으로 슬럼프 탈출을 알렸다.
백미는 0-2로 뒤지던 5회말. KT 타선은 4회까지 삼성 선발 마이크 몽고메리에게 4안타 무득점으로 꽁꽁 눌려 있었다. 선두 타자 조용호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타석에는 심우준. 몽고메리를 처음 만난 그는 낮 선 상대 투수를 유심히 관찰했다. 1회 호잉의 내야안타 때와 3회 강백호의 땅볼 때 1루 커버가 늦는 단점을 매의 눈으로 캐치했다. 피칭 후 3루쪽으로 몸이 쏠리는 치명적 약점. 게다가 수비동작도 굼떴다.
2구째 기막힌 푸시 번트를 댔다. 3루쪽으로 치우쳤던 몽고메리가 뒤늦게 잡았지만 송구할 수 없었다. 1루주자의 스타트에 대비해 2루쪽으로 치우쳤던 2루수 김상수의 1루 커버도 빠를 수가 없었다. 완벽한 세이프.
몽고메리의 치명적 약점을 캐치한 심우준 눈썰미의 승리였다.
무사 1,2루에서 KT 타선은 폭발하며 대거 7득점으로 7-2 역전에 성공했다. 분위기가 완전히 KT쪽으로 넘어오는 순간. 결국 KT는 호잉의 쐐기 홈런으로 8대3으로 승리하며 4승2패 플러스 승률로 한주를 마감했다. 임시 톱타자 심우준의 센스가 반짝반짝 빛났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