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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참사가 괴담으로?'…'심야괴담회' 씨랜드 화재 참사→괴담 소재로 사용 '논란'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MBC 괴담 예능 '심야괴담회'가 1999년 발생한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사고를 괴담 에피소드의 소재로 사용해 시청자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지난 19일 방송된 '심야괴담회' 23회에서는 '공포의 울음소리'라는 주제로 의경 김정수씨가 제보한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사고 내용이 공개됐다.

1999년 발생한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사고는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및 강사 4명 등 23명이 숨졌다. '심야괴담회'는 당시 현장 인근에서 의경으로 근무한 김씨의 제보를 토대로 동네에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며 당시 마을 주민들이 무당을 불러 굿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심야괴담회' 제작진은 김씨의 제보를 토대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재연 화면을 공개했고 특히 이 재연 화면에서 무당이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무당은 "이 동네에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 혼을 달래주지 않으면 이 사달이 또 날 것이다.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보자 김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사건이 잊혀지지 않고 많은 사람이 같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유가족들에게 조금의 위로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제보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방송은 의도였던 위로와 달리 시청자의 분노만 키우며 논란을 만들었다. 전국민에게 슬픔을 안긴 비극적인 참사를 괴담 예능의 소재로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 마치 피해자를 귀신으로 표현해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었다는 점부터 희화화의 의도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인 무당의 발언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지점도 공분을 일으켰다.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라 '심야괴담회'는 실제 범죄와 참사 사건을 방송 소재로 삼아 공개했는데 특히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그 옆집에 살던 여성의 에피소드, 송파구 세 모자 피살 사건 등이 괴담 소재로 사용돼 시청자의 불만을 일으켰다.

'심야괴담회'의 임채원 PD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씨랜드 참사 이후 논의만 됐던 추모공원 설립이 서둘러 진행되어야 한다는 의도로 방송하게 됐다"고 밝혔지만 시청자에게 설득되지 않고 있는 상황. '심야괴담회' 공식 게시판에는 방송 내용의 불만과 폐지를 주장하는 네티즌의 글이 계속되고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