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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마블도 씹어 먹은 양조위'…베일 벗은 '샹치', 역대 가장 눈부신 빌런의 등장(종합)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첫 마블의 아시아 히어로 '샹치', 샹치보다 더 우아한고 멋진 빌런 웬우가 관객을 저격할 예정이다.

마블의 강력한 전설 텐 링즈의 힘으로 어둠의 세계를 지배해 온 아버지 웬우(양조위)와 암살자의 길을 거부하고 자신의 진정한 힘을 깨달은 초인적 히어로 샹치(시무 리우)의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대결을 그린 슈퍼 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데스틴 다니엘 크리튼 감독, 이하 '샹치').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샹치'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최초의 아시안 히어로를 내세우며 영화 속 배우들의 95% 이상을 동양인 배우들을 캐스팅해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특히 샹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서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주요 1세대 히어로들이 퇴장한 이후 MCU에 합류하게 된 첫번째 뉴 히어로로, 마블의 페이즈4을 이끌어 갈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마블 팬들의 더욱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샹치'는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으로 이름을 알린 시무 리우가 타이틀롤을 맡고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아시아계 배우 아콰피나, 중화권의 살아있는 레전드 배우 양조위가 합류했다.

▶지금껏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이런 액션은 없었다

북미 시사회에서 공개된 이후 액션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던 '샹치'는 기존에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중화권 무협 영화를 연상시키는 액션이 할리우드 특유의 엄청난 스케일과 결합돼 특별한 본거리를 제공한다. 영화 초반부터 펼쳐지는 샹치의 아버지이자 이번 영화의 빌런 웬우(양조위)와 그의 아내 장리(진법랍)가 꽃잎이 휘날리는 대나무숲에서 펼치는 1대1 액션은 완벽한 무협영화를 표방한다. 우아한 몸짓과 휘날리는 옷자락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슬로우 모션이 마치 '와호장룡'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하지만 영화는 동양 무술이라는 틀 안에만 갇히는 게 아니라 슈퍼히어로 영화가 줘야할 스케일과 스펙타클까지 아낌없이 선사한다. 샹치의 놀라운 능력이 가장 먼저 보여지는 달리는 버스 안에서의 액션은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 정도. 이후 마카오 불법 격투장에서의 1:1 맨몸 액션이 주는 타격감은 초반에 나왔던 우아한 느낌과는 전혀 다른 파워까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준다. 후반 텐 링즈가 가진 초월적 파워와 무술이 결합된 결투는 '샹치' 속 액션의 화룡점정이다.

▶타이틀롤 시무 리우의 아쉬운 존재감

타이틀롤 샹치 역을 맡은 시무 리우가 보여주는 액션과 별개로, 캐릭터 자체가 가진 매력이 적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샹치'는 슈퍼히어로서의 매력을 넘어 인물 그 자체의 특징과 매력이 가장 도드라졌던 토니 스타크(아이언맨), 스티브 로저스(캡틴 아메리카)가 퇴장 후 처음으로 합류하는 새 히어로이기 때문에 샹치의 이러한 매력 부재는 더욱 큰 단점으로 다가온다. 멋진 무술 이상의 무언가가 부재된 샹치는 캐릭터 자체가 다소 평면적으로 그려진다. 샹치가 영화 내내 품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상실감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의 감정 역시 섬세하게 그려지진 못하다.

또한 '샹치'는 마블 영화 특유의 익살스러운 유머가 부족해 아쉬움을 남긴다. 아콰피나가 연기하는 샹치의 친구인 케이티가 극중 유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유머의 티카타카를 나눌 만한 캐릭터가 부재하기 때문에 그의 유머 시도는 외로운 고군분투로 보이기까지 한다.

▶역대 가장 슬픈 마블 빌런, 블록버스터도 씹어먹는 양조위의 매력

'샹치'에서 가장 눈부신 캐릭터는 당연 중화권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톱 배우 양조위가 연기하는 웬우다. MCU 영화들은 그동안 빌런들의 매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샹치'는 빌런의 매력의 폭발하다 못해 영화 전체를 씹어 삼킬 정도다. 이는 엄청난 돈과 CG를 퍼부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도 빛을 발한 양조위의 연기력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웬우는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빌런이긴 하지만, 어떤 권력이나 초월적인 힘을 노렸던 마블 영화 속 빌런과 완전히 결을 달리한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오직 아내를 되찾고 싶다는 마음으로 광기에 휩싸인, 어쩌면 가장 복잡하고 슬픈 빌런 중 하나다. 양조위는 빌런 답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일 때에도 엄청난 카리스마로 화면 전체를 장악해 버린다. 하지만 홍콩 로맨스 멜로 영화를 대표 얼굴이었던 그의 명성답게, 떠나간 아내를 그리워 할 때마다 나오는 양조위의 슬픈 얼굴은 빌런인 그를 도저히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미지의 세계 탈로, 마블이 구현한 또 다른 세로운 세계

우주를 넘어 시간을 초월하는 차원의 개념까지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 냈던 마블은 '샹치'에서는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 탈로라는 새로운 공간을 선보이며 다시 한번 관객을 사로 잡았다. 샹치의 어머니 장리의 고향인 탈로는 어마어마한 암석으로 둘러 쌓여 있지만, 그 안에 푸르른 초원이 끝 없이 펼쳐진, 마치 고대의 마을을 연상시킨다. 그 안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각종 전설 속 동물들로 가득하다.

마블은 놀라운 시각적 디자인으로 이런 탈로의 모습을 아릅답고도 웅장하게 그려냈다. 탈로에 들어선 후 놀라운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샹치 일행의 감격스러운 표정이 바로 관객의 표정이 된다. 가장 놀라운 건 역시 후반 펼쳐지는 두 드래곤의 싸움이다. 탈로를 지키는 전설의 드래곤과 탈로를 위협하는 악의 드래곤과의 엄청난 싸움은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