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삼성전이 열린 26일 잠실구장.
보기 드문 장면이 벌어졌다. 1-0으로 앞선 삼성의 6회초 공격.
앞선 4회 1사 만루, 5회 무사 2,3루의 달아날 찬스를 모두 날려버린 삼성. 1점 차는 불안한 리드였다.
선두 타자 이원석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이번만큼은 기필코 달아나야 하는 삼성 벤치. 후속 타자 박승규에게 지체 없이 번트사인이 나왔다. 박승규가 번트 모션을 취했고, 1루수 이영빈도 번트 수비를 위해 앞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투수 김윤식이 1루 주자를 묶기 위해 1루 쪽으로 견제구를 던졌다.
홈 쪽으로 몇 걸음 전진해 있던 이영빈이 깜짝 놀라 잡아보려 했지만 견제구는 이미 1루 베이스 위를 지나 1루쪽 불펜 쪽으로 굴렀다. 그 사이 1루주자 이원석이 2루를 점령했다. 젊은 투수와 젊은 1루수 간 사인이 맞지 않은 아쉬운 순간.
실책으로 기록되나 했지만 공식 기록은 보크였다. 견제할 때 김윤식의 오른발은 타자쪽이 아닌 정확하게 1루 쪽을 향했다. 중계진도 왜 보크였는지 의아해 했을 정도.
하지만 심판의 판단은 정확했다.
야구규칙 보크 규정에는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주자가 없는 베이스에 송구하거나 송구하는 시늉을 하였을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1루수 이영빈이 번트수비를 위해 홈쪽으로 나가 있느라 비어있는 1루 베이스를 향해 견제를 했기 때문에 김윤식의 견제는 보크가 된 것이다.
앞선 4,5회 두 차례의 큰 위기를 잇달아 무실점으로 막아냈던 LG로선 무척 아쉬웠던 장면. 비록 6회말 동점, 7회말 역전으로 4대3 승리를 거뒀지만 보크와 실책으로 인해 위태로웠던 순간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