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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핫포커스]'불운왕의 가혹한 현실' QS+ 호투한 장시환, 승리 기다림 338일+@로 늘었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불운왕'의 아쉬움을 풀기 위해선 338일보다 좀더 긴 시간이 필요했다.

한화 이글스 장시환은 2020 토종 다패왕(14패). 올시즌에도 무승 9패로 다패 1위다. 모처럼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 이하·QS+)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순간 팀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한화는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대4로 비겼다. 1-2로 뒤지던 8회초 3점을 올리며 드라마를 꿈꿨지만, 키움이 9회말 2점을 만회하며 승부의 균형을 원점으로 돌렸다.

장시환은 지난해 4승14패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했다. 규정이닝에 준하는 132⅔이닝을 소화하며 든든하게 한 시즌을 소화했지만, 리카르도 핀토(전 SK 와이번스·6승15패)를 제외하면 '최하위팀' 한화의 장시환보다 많은 패배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올해는 본인의 부진도 겹쳤다. 0승9패 평균자책점 6.28. 선발로 나선 13경기에서 52이닝 소화에 그쳤다. 아직까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QS)가 한번도 없었다.

4~5월 선발로 나선 6경기에서 한번도 5회를 채우지 못했다. 6월부터 컨디션을 조금씩 회복했다. 5월 4경기는 모두 5이닝 이상을 투구했고, 8월에도 20일 두산 전은 6이닝 4실점으로 역투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이날만큼은 다른 것 같았다. 한화는 2회초 장운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키움은 4회말 2사 후 송성문의 안타에 이은 박동원의 투런포로 승부를 뒤집었다.

한화는 8회초 1사 후 하주석의 볼넷과 김태연의 안타로 만든 찬스에서 페레즈가 우익수 옆쪽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내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키움 김성진의 폭투로 역전, 장운호의 절묘한 스퀴즈로 한 점을 보태 4-2로 앞서갔다. 키움의 '땅볼 귀신' 김동혁은 5이닝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가 날아갔다.

마침 컨디션이 좋았던 장시환은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7이닝 5안타 2실점, 삼진 4개에 93구. 박동원의 홈런을 제외하면 완벽투였다. 때마침 타선이 역전까지 시켰다. 2020년 9월 22일 대전 두산 베어스 전 이후 338일만의 첫승이 눈앞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산산히 깨졌다. 한화는 8회 1사에 등판한 강재민에게 멀티이닝 마무리를 맡겼다. 하지만 강재민은 첫 타자 송성문에게 2루타, 1사 후 이용규에게 9구 만에 볼넷으로 위기를 맞았다. 박병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대타 변상권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올해 후반기에는 연장전이 없다. 예진원도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지만, 한화 외야의 민첩한 수비를 피하진 못했다. 4-4 무승부. 장시환의 시즌 첫승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