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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리포트]'필승조→선발' 22세 '잇몸' 선발의 험난한 적응기. 깊어지는 사령탑 근심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선발을 하다가 필승조, 다시 선발로 돌아온 상황이다. 적응하기가 쉽진 않겠지만, 영리하게 잘 던지길 바란다."

22세 이승호에겐 너무 무거운 짐일까.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가 2경기 연속 무너졌다.

이승호는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전에 선발등판, 4이닝 6실점한 뒤 강판됐다. 지난 13일 두산 베어스전 4이닝 7실점(6자책) 이후 2경기 연속 난조다. 4회만에 물러났지만, 투구수는 86개에 달했다.

이승호는 전반기만 해도 필승조로 뛰었다. 19경기에 출전, 21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49의 짠물 피칭을 펼쳤다. 팀이 그를 필요로 할 때마다 1~2이닝을 깔끔하게 책임졌다.

올림픽 휴식기 사이 브리검 안우진 한현희가 일제히 이탈하면서 키움 선발진에 구멍이 뚫렸다. 이가 없으면 잇몸을 쓰는 수밖에 없다. 홍원기 감독의 선택은 과감했다. 프랜차이즈스타 서건창을 내주고 정찬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로 한 자리를 채우고, 신예 김동혁과 이승호를 발탁했다. 기존 선발은 요키시와 최원태 뿐이다.

이날 경기전 만난 홍 감독은 "요키시 좋고, 정찬헌 거의 완벽하고, 최원태 김동혁도 잘해주고 있다. 이승호만 오늘 좋은 모습 보여주면 브리검이 돌아올 때까지 버틸 수 있다"고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필승조에선 빠른 타이밍에 강하게 승부하는게 먹히는데, 선발로선 그게 잘 안될 때가 있다. 구속이 다르고 구종 선택도 다르다"면서 "계속 선발하던 선수니까, 영리하게 잘 적응할 거라 본다. 투구수 문제는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홍 감독의 기대는 보답받지 못했다. 이승호는 4이닝 만에 7안타 4사구 3개를 허용하며 6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첫회 2사 만루에서 장운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이후 런다운을 잡을 주자를 협살 과정에서 놓치면서 1점을 더 내줬다. 이어 이승호 본인의 폭투까지 이어지며 순식간에 0-4가 됐다.

3회초 상대 더블스틸을 잡아내며 분위기가 바뀌는 듯 했다. 하지만 4회초 다시 안타와 볼넷에 이은 최재훈의 적시타, 이승호의 폭투가 이어지며 2점을 추가로 내줬다.

결국 홍 감독은 5회 시작을 앞두고 이승호 대신 양현을 투입했다. 아직 브리검이 언제 돌아올지는 기약이 없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