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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원한테는 한번도…하지만 백호는…' 혈 뚫린 파이어볼러의 유쾌한 수다[잠실인터뷰]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4일 잠실 한화전.

두산 베어스 우완 파이어볼러 곽 빈(22)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선발 5이닝 3안타 2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올시즌 10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프로데뷔 후 첫 선발승이자 지난 2018년 6월1일 광주 KIA전 이후 1180일 만의 통산 4승째. 9개의 탈삼진은 데뷔 후 최다기록이다.

데뷔 첫 해였던 2018년 가을 팔꿈치 수술로 잃어버린 2년. 인고의 시간이었다.

"제가 투수고, 야구선수인데 통증 때문에 18.44m도 못 던지는구나 하는 자괴감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고교 동기생인 안우진(키움) 김 민 강백호(이상 KT) 양창섭(삼성) 정은원(한화) 등이 빠르게 자리를 잡을 때 그는 오랜 재활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 순간을 위해 버티고 또 버텼다"고 할 만큼 힘겨웠던 시간.

올 시즌 꿈에 그리던 선발 마운드에 섰지만 첫 선발승은 쉽지 않았다. 잘 던지다가도 한순간 무너지기를 반복했다. "1,2회 힘있을 때 잘 던지다가도 3,4회 잡 생각이 많아지면서 불안해졌다"는 고백.

정재훈 투수코치 덕에 고비를 넘겼다.

"등판 사흘 전에 코치님께서 체인지업 대신 포크볼을 던져보는 게 어떠냐고 권하시더라고요. 그 포크볼이 커브 효율성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최고 시속 150㎞의 강속구에 포크볼과 낙차 큰 커브의 결합. 6연속 탈삼진과 최다 9K가 완성된 배경이다.

5회 고비가 있었다. 2실점 후 2사 2,3루에서 동기생 정은원을 만났다.

"속으로 '은원아, 한번만 도와줘라' 하고 던졌어요.(웃음)" 결과는 유격수 땅볼 아웃. 승리투수 요건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곽 빈은 친구 정은원에게는 7타수무안타 3삼진으로 강했다. 본인도 "프로입단 후 한번도 안 맞았다"고 기억할 정도.

하지만 또 다른 친구 KT 강백호 이야기가 나오자 자신감이 살짝 무뎌진다.

"아, 백호는 좀 힘들 거 같아요. 그 친구가 자존심이 세 가지고요. 제가 삼진 2개, 안타 볼넷 2개, 이렇게 내줬던 것 같아요."

곽 빈은 강백호를 상대로 5번 만나 3타수1안타(0.333) 1타점, 2볼넷, 2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최고 타자 반열에 오른 동기생. 자신감이 가미된 곽 빈의 강한 구위로 만나면 꽤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질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