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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방민아 '최고 보다는 최선 다하는 배우..걸스데이 재결합은 아직 힘들어'('최선의 삶')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걸스데이에 이어 배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방민아(28). 한때 최고를 바랐지만 지금은 최선을 바란다는 방민아의 도전은 쉼 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더 나아지기 위해서 기꺼이 더 나빠졌던 소녀들의 이상했고 무서웠고 좋아했던 그 시절의 드라마를 담은 휴먼 영화 '최선의 삶'(이우정 감독, 마일스톤컴퍼니 제작). 극 중 기꺼이 최선을 다하는 열여덟 강이를 연기한 방민아가 24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최선의 삶'을 출연한 계기부터 작품에 쏟은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인 임솔아 작가의 동명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최선의 삶'은 누구에게나 있는 아프고 그만큼 애틋한 열여덟의 순간을 생생하게 포착해 그 시절을 지나온 혹은 지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뜨거운 위로와 용기를 선사하는 청춘 성장 영화다.

올해 최고의 독립 영화로 떠오른 '최선의 삶'은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KTH상, CGK&삼양XEEN상 2관왕에 오른 화제작으로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선택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제9회 무주산골영화제,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연이어 초대돼 호평을 얻었다.

여기에 '최선의 삶'은 충무로가 주목하는 기대 여배우들의 출연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 특히 '최선의 삶'은 2010년 걸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해 2019년 그룹 활동 중단 이후 배우로 전향, 활발한 연기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방민아의 파격 변신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단짝 친구 소영(한성민), 아람(심달기)과 함께라면 어디든 괜찮은 열여덟 강이로 완벽히 변신한 방민아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로 인생 캐릭터를 완성, 제20회 뉴욕 아시안 영화제에서 국제 라이징 스타상(Rising Star Asia Award)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입증받았다.

방민아는 '최선의 삶' 속 주인공 강이에 흠뻑 빠져있었다. 그는 "학창 시절 강이와 비슷했다. 물론 강이보다는 밝았지만 내 학창 시절 모습을 떠올리며 강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왜 그랬는지에 대해 공감을 했다. 친구에게 받는 상처가 많이 생각이 났다. 한편의 예로 초등학교 때 가장 좋아하고 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와 매일 하굣길을 함께 했는데 어느 날 그 친구가 다른 친구와 하교하는 모습을 보고 집에서 울었던 기억도 있다. 정말 사소하고 별거 아니지만 기억에 남은 추억과 아팠던 기억이 작품을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나 역시 겪었던 아팠던 기억들과 생각, 트라우마들이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많이 떠올랐다. 실제로 몸도 마음도 아플 정도로 와 닿았다. 그런 지점이 강하게 다가왔었고 그래서 강이를 연기한다면 나 또한 내 기억이 내 인생의 챕터가 지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강이에 내 아픔을 쏟아내고 싶었다. 그걸 쏟아내면 내 인생이 정리될 것 같았다"며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아픔의 회오리가 없었던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지나온 것 같다"고 곱씹었다.

쉽지 않은 작품, 캐릭터에 두려움도 컸다는 방민아는 "한 때 연기를 쉴 때가 있었다. 그 시간 동안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지만 동시에 두려움도 컸다. 어떤 모습을 보여 줘야 하는지 고민도 같이했다. 그때 내가 변했던 시점이기도 하다. 예전에 나였다면 '최선의 삶'의 강이를 만났을 때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그런 휴식기를 갖게 되면서 강이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파격적인 동성애와 진폭이 큰 감정 연기를 소화한 것에 "감정선에 큰 변화가 있을 때는 확실히 상상이 필요했다. 내가 생각하지 못하고 겪어보지 못한 선택을 할 때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이 됐다. 그래서 상상으로 만들어낸 부분이 있었다. 소영(한성민)이에게 느끼는 혼란스러운 감정은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게 생각될 수 있지만 그 순간의 강이는 그저 성별이 아닌 사람을 사랑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동성애 연기를 크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며 "내가 해보지 않은 연기를 해보니까 자신이 생겼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강이를 하면서 다짐과 걱정을 덜어내고자 강이에게 그만큼 집중했다. 그래서 스스로는 안 해봤던 것을 할 때 루틴이 생겨 다른 도전도 접근하는 방식과 용기가 생겼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방민아는 "걸스데이 이후 '최선의 삶'까지 나의 최선은 이어지는 것 같다. 걸스데이 때도 최선이었고 지금도 최선이다. 한때는 최고가 되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걸 바라보고 가기엔 내가 너무 빨리 지칠 것 같았다. 그래서 최선을 선택하려고 한다"며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해보고 싶은 것에 집중하게 됐다. 앞으로도 그런 부분이 내 삶에 중심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작품을 도전한 뒤 마음이 후련했다. 촬영하기 전에는 '강이를 연기하면 내가 아팠던 것들이 정리되지 않을까?'라는 설렘과 바람이 있었는데 실제로 하길 잘했다 생각이 들 정도로 나 또한 한 시절을 잘 보내준 것 같아 좋았다"고 애정을 담았다.

또한 방민아는 '걸스데이 출신' '연기돌' 수식어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걸스데이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사실 부담이 많이 됐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타이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끝의 결론은 내가 걱정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상관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히려 지금은 타이틀을 가져가고 싶다. 편견을 깰 수도 없고 깨지도 못하지만 버리고 싶지 않다. 그것까지도 나는 사랑하고 있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걸스데이의 재결합을 두고 "멤버들과 가끔 이야기를 한다. 다만 아직까지는 힘들 것 같다. 조금 시간이 흐른 뒤 준비가 됐을 때 가능할 것 같다. 물론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고 팬들도, 멤버들도 보고 싶고 그립다.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우리 모두 각자 열심히 살다가 다시 만나길 나도, 멤버들도 모두 바라고 있다"며 "걸스데이가 11주년이 됐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지 않다. 축하해주시면 감사하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복잡 미묘하다. 걸스데이를 기억해주는 모든 분께 감사할 뿐이다"고 웃었다.

솔로 앨범 활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방민아는 "솔로 앨범은 늘 생각하는 것 같다. 생각만 해서 문제지만 진지하게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다. 앨범도 내고 싶고 연기도 같이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고민하는 것과 달리 실제로 나는 부지런하지 않더라. 그래서 지금은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자는 생각이다. 노래는 14살 때부터 시작해서인지 지금은 연기에 대해 집중하고 많이 궁금해졌다. 연기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기 선생님을 찾아갔고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많아지고 흥미도 많아졌다. 노래는 언제나 해도 재미있다. 이제는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가 관건인 것 같다"고 소신을 전했다.

뉴욕 아시안 영화제에서 국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 소감도 밝혔다. 방민아는 "상을 받고 어안이 벙벙했다. 수상 소식은 MBC 드라마 '이벤트를 확인하세요' 촬영 중이었을 때 회사 대표에게 전화와 알게 됐다. 처음엔 꿈인 줄 알았다. 체감상 어떤 느낌인지 몰라서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면서 너무 기뻐서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다"며 "마침 올림픽 시즌이었는데 나도 같이 기쁜 소식을 들려드려 마음 한켠이 편안해졌다.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전 세계 힘들어하고 있지 않나? 내가 사랑 하는 사람들이 나로 인해 좋은 소식을 듣고 좋은 기분을 얻었다고 생각하니 그게 가장 기쁘더라. 그리고 다음으로 나를 도와준 분들이 생각나면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의미를 더했다.

걸스데이 멤버들의 축하도 이어졌다는 방민아는 "멤버들이 엄청 좋아했다. 단체 메시지 화면에 축하해줬다. 나보다 더 좋아해 줬다. 보고 싶은데 시기가 시기인지라 만날 수가 없다. 우리가 네 명이라 못 만나고 있다. 그게 굉장히 슬프다. 너무 보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최선의 삶'은 방민아, 심달기, 한성민 등이 출연했고 이우정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9월 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엣나인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