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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방현영 CP '1년간 살아남았죠'..시즌2 맞는 '노는언니', 의미와 과제(종합)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지난해 8월 4일 첫 출발을 알린 뒤 매회 '시즌 연장'의 불확실한 미래로 마음을 졸였던 '노는 언니'가 1주년과 시즌2의 겹경사를 맞았다. 시청자들의 사랑으로 인해 새 이야기를 계속해서 선보일 수 있는 미래를 맞이한 것. '노는 언니'의 탄생을 만들어낸 방현영 CP는 이를 두고 "살아남았다"는 소회를 밝혔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티캐스트 사옥에서 만난 E채널 '노는 언니' 방현영 CP는 "어쩌다 보니 1년이 됐더라. 같은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요즘 같은 때에 '오래 버틴다'는 것이 프로그램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어서, 출연자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 남다르게 느기고 뿌듯하게 생각했다. 아무래도 여자 스포츠 선수들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것, 그분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 그리고 새로운 종목의 선수들을 소개하는 것을 포인트로 이끌어 왔던 것이 유효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소감을 남겼다.

연예인 출연자가 없는 상황에서 여성 스포츠인들을 메인으로 한 프로그램이 전무했던 상황에서 '노는 언니'는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마니아층까지 만들어냈다. 방 CP는 "열악한 상황에서 방송 선례가 있던 채널이 아니었는데, 첫 방송 이후 넷플릭스에서 연락이 왔고, 여자 선수를 조명한 것으로도 좋은 연락을 받아서 신기했다"며 "초반엔 '연장이 되느냐 안되느냐'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결과적으로는 계속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던 것 같다. 연장이 다행히 돼서 9월부터는 시즌2를 하게 됐다. 아무래도 시즌2를 결정한 동력 중 하나는 도쿄올림픽이 아니었나 싶다. 새로운 인물이 발굴이 됐고, 여성 선수들이 주목되며 저희 입장에서는 '가족들의 잔치'로 봤었다"고 했다.

방 CP는 이어 "올림픽 때는 특히 뿌듯했다. 저희가 여성 선수들을 많이 알리는 역할을 했고, 여성 스포츠인들의 관심을 유도했다는 생각이 드는 종목이 많았다. 시청자들의 반응 중에 '노는 언니에서 보고 나니 관심이 생겼다'는 반응도 봤었고, 시즌2에는 농구팀 감독을 포함한 선수들이 나올 예정이다. 핸드볼도 비인기 종목으로서 고전하는 종목이었는데, 발굴을 해낸 거 같다"며 "시즌2 첫회로 낼 아이템은 '노메달 특집'인데, 그때 모실 분들의 이야기도 주목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는 신세대들이 체육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 게 보였고, 그런 주제들로 녹화를 했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멤버들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노는 언니'는 초반 '박세리와 아이들'과 같은 그림으로 시작했지만, 한유미, 정유인, 남현희 등 의외의 예능감을 뽐내는 멤버들을 대량 발굴해내며 팬층을 두텁게 했다. 박 CP는 "여러 양면성이 있었다. 박세리 씨가 없었다면, 프로그램이 잘 되기 어렵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은 있다. 박세리 씨는 기획의도 하나만으로 출연을 OK(오케이)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그분이 구심점이 됐고, 살아남아야 하다 보니 살을 붙여서 만들어나가기가 좋았다"며 "요즘 같은 시대엔 이야기가 얼마나 진정성이 있느냐가 연출의 경쟁인 거 같다. 그런 점에서 가감없이 우리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에 박세리 씨의 능력이 컸다. 1년이 지나고 보니, 박세리 씨의 힘을 통해서든 어떻든 나머지 인물로 확장이 많이 된 거 같다. 최근엔 '박세리 없는 회차'에도 도전했는데, 이제는 인물발이 아니라 언니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부분만으로 만들어도 반응이 괜찮다는 어느 정도의 각인이 됐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인물의 익숙함'이라는 숙제는 남았다. 신선함을 대신한 익숙함이 앞으로도 풀어가야 할 과제가 된 것. 방 CP는 "프로그램이 1년을 넘다 보니, 초반엔 캠핑만 가더라도 한유미 씨가 고기를 어떻게 구워먹는지, 캠핑카를 다룰 줄 아는지 모르는지가 다 관전포인트가 됐고, 모든 여정이 새로웠다면 1년이 지나니 이미 우리 '언니들'이 이것 저것 많이 해봤더라.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새로운 해결 과제를 줘야 하는데, 뭘 줘야지 더 신기해할지 고민이 있었다. 요리도 너무 자주 해서 분업이 잘 되고, 실력이 늘더라. 그래서 새로운 해결 과제를 줘야 하는 것들이 제작진에게도 과제이기도 하다. 지금도 '노는 언니'가 안정됐다고는 볼 수 없는 거 같고, 늘 위기다. 케이블 방송이다 보니 아이템에 따라 철저히 외면받을 ‹š도 있다. 늘 위험이 도사린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새로운 아이템으로 갈 수 있을지, 새로운 인물의 투입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인물을 투입하는 것은 늘 어려운 일이지만, 이미 자리를 잡은 '노는 언니'는 다양한 인물들의 출연 역시 강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방 CP는 "새로운 인물이 지금까지도 많이 들어오고 있었고, '노는 언니'만의 친숙함과 분위기 속에서 잘 섞어보고 확장하는 중이다. 시청자들이 친숙함을 느낄 만한 출연자 풀을 넓혀보자는 생각이다. 스포츠 선수가 많이 노출이 안 됐던 초반에는 누구를 등장시켜도 뉴페이스 같다는 것이 위험요소이자 약점이었는데, 1년의 성과라고 한다면 '저 사람이 나왔을 때 채널을 돌리지는 않는다' 싶을 정도로 식구들을 많이 알렸다는 거다. 그걸 기반 삼아서 더 많은 여성 선수들을 늘리려고 한다"고 했다.

'노는 언니'는 특히 1년간 많은 성과를 만들어냈다. 여자 스포츠 선수들만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의 탄생으로 인해 예능가에 화두를 던진 것. 방 CP는 "원래 이런 트랜드를 계획했냐는 질문을 초반에도 많이 받았는데, 사실은 '그런 주제를 보고 싶다'는 욕구는 오히려 사회적으로 쌓여있던 거 같고, 저희가 화두를 던진 거 같다. 실제로 여자 스포츠 선수만 모아서 보여준 적이 없어서 화두를 던진 거지, 이슈를 새로 만들지는 않았다"며 "여성 선수들을 전면에 다루다 보니 선수 자체로 다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예능에서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라는 역할로 다뤄지거나 미모로만 다뤄지는 것들을 벗어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1년의 방영을 통해 역량을 인정받은 '노는 언니'는 오는 9월 7일부터는 시즌2의 시작을 알린다. 방 CP는 "여성 자신의 얘기를 알릴 수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싶다. 비인기종목에서 자신의 얘기를 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아진 것도 1년간의 성과다. 아직 다뤄지지 않은 분들에게 갈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다양한 면에서 여성 선수들의 이야기가 조명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반영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시즌2에서는 얼마나 더 새로운 포인트를 만들지, 새로운 과제를 얼마나 더 줄지, 또 친숙함을 잃지 않으며 어떤 미션들을 발굴해내고 여성 선수들의 언로를 더 넓혀갈 수 있는 것들이 고민이 된다. 박세리 씨가 지난 녹화 때 '전국 노래자랑처럼 되고 싶다'고 하셨는데, '전국 노는 언니 자랑'처럼 오래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