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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머리' 가브리엘, 서울 반등 내게 맡겨!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 공격수 가브리엘 바르보사(22)는 지난 15일 전북 현대전에서 서울 데뷔골을 넣고는 양 검지로 하늘을 가리켰다. 신(神)에게 바치는 세리머니라는 의미다. 가브리엘은 "매일 더 나은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런 가브리엘이 이제는 서울의 '신'이 돼야 한다. 일부 서울 팬들의 말을 빌리자면, 서울은 지금 '역대급 부진'에 휩싸여있다. 8월 23일 현재, 24경기에서 승점 25점(6승7무11패)에 그치며 12개팀 중 11위에 처져있다. 이대로 가면 2부로 강등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최근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가브리엘의 활약은 한줄기 빛이다. 지난 6월 서울로 임대 온 가브리엘은 짧은 출전시간에 기대이상 성과를 내고 있다. 6경기에서 195분 출전해 2골-1도움을 올렸다. 65분당 1개의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국가대표 출신' 지동원, '현역 국가대표' 나상호, '올림픽 대표 출신' 조영욱, '유럽파 출신' 박정빈, 'K리그 포인트 괴물' 팔로세비치 등 서울의 누구보다 좋은 기록이다.

1m95의 당당한 체구에서 나오는 포스트플레이와 타점 높은 헤더가 위력을 발휘했다. 전북전에선 문전을 등진 채 타이밍 맞게 이마를 휙 돌리는 감각적인 헤더로 골문을 열었고, 지난 22일 포항전에선 상대 선수를 훌쩍 뛰어넘는 높은 타점으로 헤더 득점에 성공했다. 헤더도 단순한 '이마에 공 맞히기'가 아니라 엄연한 '테크닉'이란 사실을 보여줬다.

서울은 가브리엘이 전북전에서 헤더골을 터뜨리기 전 올시즌 헤더 득점이 1골도 없던 팀이다. 그런데 일주일 사이 두 번이나 헤더로 골맛을 보며 한순간에 '헤더 맛집'으로 변신했다. 가브리엘은 현재까지 총 58회 공중볼 경합을 시도해 34개를 따냈다. 58.6%의 성공률로, K리그1의 대표적인 두 장신 공격수 라스(수원FC·59.0%)와 엇비슷하고, 뮬리치(성남·50.4%)보다 높다.

포항전에선 나상호가 연계플레이로 득점을 터뜨리며 서울 공격 루트가 다양해진 느낌을 줬다. 시즌 내내 득점력 부재로 고민하던 서울은 최근 3경기 중 2경기에서 멀티득점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3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지 못한 건 불안한 수비 때문이다.

올해 서울 지휘봉을 잡은 박진섭 감독은 광주 시절(2018~2020년), 지금은 중국으로 떠난 펠리페(청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1부 승격 및 1부 6위의 성과를 냈다. 장신 외국인 선수의 활용법과 외국인 선수를 동기부여하는 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가브리엘의 경우, 비슷한 시기 지동원이 영입되면서 출전기회를 충분히 줄 수 없었다. 하지만 가브리엘의 '머리'가 서울의 가장 위협적인 무기라는 사실을 확인한 이상, 공격방식이 단순해지더라도 가브리엘에게 공격을 믿고 맡기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서울은 당장 25일 열리는 울산과의 홈경기에서도 가브리엘의 이마가 빛나길 바랄테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