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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지명 미룬 삼성의 숨은 고민, 이재현과 이학주의 상관관계[SC포커스]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화는 문동주 지명이 확실시 된다.

남은 1차 지명의 관심 구단,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은 일단 충분한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시한은 오는 30일. 일주일이 남아 있다.

그 안에 최종 선택을 마치고 1차 지명 선수를 결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한화 SSG 삼성 등 전년도 하위 세 팀은 전국 단위 1차 지명을 할 수 있다.

SSG는 이미 연고지 투수 윤태현(인천고)를 뽑았다. KIA가 김도영을 선택함으로써 한화는 자연스레 남은 최대어 문동주를 선택할 공산이 커졌다. 최고 155㎞의 광속구에 낙차 큰 커브를 뿌리는 '제2의 김진우'를 외면하기는 힘들 전망.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23일 "드래프트를 놓고 구단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파이어볼러 픽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투수는 많을 수록 좋고, 155㎞까지 던질 수 있다는 건 국내 리그에서 큰 재능이다. 팀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며 문동주 픽을 기정사실화 했다.

결국 관심은 삼성의 선택이다. 2차 지명 1순위 선수도 달라질 수 있는 중요한 선택이다.

삼성 측은 신중한 입장이다.

'투수를 뽑는 시간'이라는 1차 지명이지만 고민이 크다. 삼성은 1차 지명이 부활한 2014년 부터 매년 유망주 투수를 1차로 뽑아왔다. 이수민 김영한 최충연 장지훈 최채흥 원태인 황동재 이승현 등이 모두 지역 연고 1차지명 투수들이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투수 뿐 아니라 야수도 선택지에 놓고 있다.

관심 야수는 서울고 유격수 이재현(서울고)이다. 고민은 투수 자원이 고만고만하다는 데 있다.

삼성 측은 "투수 쪽이 탁월하면 모르겠지만 투수가 고만고만 하다"며 "취약 포지션인 유격수가 필요하긴 한데, 그렇다고 좋은 투수를 포기하는 것도 어려운 문제"라며 시간을 두고 최종 결정할 뜻임을 비쳤다.

삼성이 '1차지명=투수' 틀을 깨고 유격수 이재현 픽을 고민하는 숨은 이유.

주전 유격수 이학주에 대한 보험 성격이 있다. 당초 삼성은 이학주 백업으로 김지찬을 키우려고 했다. 만능 내야수지만 유격수보다는 2루수에 더 어울리는 선수라는 결론에 가까워 지고 있다.

아직 이학주의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 2019년 2차 1라운드로 뽑은 해외파 출신 선수. 1990년 생으로 전성기를 구가할 나이다.

이학주의 수비력은 리그 최상급이다. 강한 어깨로 넓은 수비 범위를 커버한다. 타격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클러치 능력이 있다. 발도 빠른 편이다. 최고 유격수로서의 재능을 두루 갖춘 선수.

하지만 정작 야구 외적인 태도가 리스크다.

충암고 졸업 후 미국에 직행해 프로야구의 틀을 익힌 선수. 국내 선수와 살짝 결이 다르다. 선수단 안팎에서 야구스타일을 놓고 다른 시각도 있다. 불필요한 행동과 제스처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 '진지함' '간절함' 이런 단어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

지난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지각으로 내규를 위반해 2군 행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평소 이미지 탓에 벌금 이상의 조치를 당했다.

후반기 들어 다시 잘 적응하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 갑작스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다소 느슨해진 플레이를 벤치에서 문제 삼았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절실하게 야구하길 원한다. 선수 개인의 감정보다 팀을 위한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따끔하게 지적한 바 있다. 본인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재현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삼성. 최고 재능을 갖춘 유격수 이학주를 보유한 삼성으로선 만에 하나의 상황에 대비한 카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투수를 겸하는 강견의 내야수인 만큼 프로 입단 후 3루수 전환이 가능한 점도 이재현 카드가 매력적인 이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