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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쌍둥이 모두 빠진 흥국생명, '다시 시작' [의정부 리포트]

[의정부=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전력의 대부분이 빠졌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가 '처음'으로 돌아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은 '흥벤저스'라고 불릴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뽐냈다. 이재영-다영 쌍둥이자매가 FA 자격을 얻고 흥국생명에서 결합했고, 배구여제 김연경도 돌아왔다.

적수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들의 결합은 오히려 독이 됐다. 개성 강한 스타플레이어는 쉽게 융화되지 않았고, 내부 갈등이 표면으로 나타났다.

팀은 휘청거렸다. 이후 쌍둥이자매가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저질렀다는 사실까지 폭로됐고, 결국 이들은 팀을 떠나야만 했다. 결국 GS칼텍스에게 가로막혀 컵대회는 물론,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 모두 불발되며 아쉬움으로 1년을 마쳐야만 했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이재영-다영 쌍둥이자매는 더이상 한국무대에서 뛰기 어려워 그리스 리그행을 타진하고 있다. 중심을 잡아주던 '주장' 김연경은 중국리그로 떠났다. 여기에 베테랑 센터 김세영은 은퇴했고, 레프트 자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이한비는 신생팀 AI PEPPERS(페퍼저축은행)에 지명돼 팀을 떠났다.

23일 2021년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현대건설과의 첫 경기를 앞둔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많은 팀들의 경우 세대교체를 어느 시점에 하기 마련인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5명이 빠지는 상황이 됐다"고 고민이 녹아든 한 마디를 했다.

팀 구상을 처음부터 해야되는 상황. 올해로 흥국생명에서 8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베테랑 감독에게도 머리 아픈 일이었다. 박미희 감독은 "처음 맞춰보면 힘들 수밖에 없다. 감독으로서 여러 경험을 했다. 처음 감독이 됐을 때도 있고, 힘든 상황도 있었다. 그동안은 결과물을 가지고 맞이했다면 이제 다시 시작하는 지점으로 왔다"라며 "힘들기는 하지만 다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미희 감독은 탄탄했던 주전 선수들이 빠진 자리를 새로운 얼굴이 채우길 바랐다. 박 감독은 "새로운 기회를 가지게 된 선수들에게는 좋은 일이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 열심히 해서 되는 것이 있고, 시간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시간이 필요한 부분은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 라인업이 확 젊어졌다. 박미희 감독은 "경험이 중요한 거 같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할 생각"이라며 "(김)해란 선수가 뛸 수 있는 상태지만, 오늘은 도수빈 선수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 지난해 주전으로 뛰었고, 올해도 해란 선수를 받쳐줘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터 구상에 대해서는 "(김)다솔이와 (박)혜진이 정확하게 50대 50으로 훈련을 했다. 오늘은 혜진이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라이트 자리는 김다은이 채울 예정. 박미희 감독은 "큰 공격을 할 수 있는 선수가 김다은이다. 김미연과 최윤이, 박현주가 레프트로 나서는데, 아무래도 지난해보다 믿고 올리는 것이 지난해보다 떨어질 수 있다"며 김다은의 활약을 강조했다.

박미희 감독은 "다 같이 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김미연은 지난해 연습을 많이 못 했는데, 올해는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다솔이도 훈련을 했고, 혜진이도 가능성을 봤다. 김다은도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선수들의 분전을 기대했다.의정부=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