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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승에도 기뻐하지 못한 토트넘, 경기력은 저조-에이스는 부상 징조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가 파죽의 '개막 2연승'을 내달렸다. '강적' 맨체스터 시티와 '복병' 울버햄튼을 홈과 원정에서 차례로 격파하며 리그 선두권을 형성했다. 결과만 보면 2021~2022시즌 출발은 순조롭기 그지 없다.

하지만 정작 토트넘은 마음껏 기뻐할 수 없었다. 특히 22일 밤(한국시각) 열린 울버햄튼전에서 1대0으로 승리를 거둔 뒤 누누 산투 감독과 선수단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비록 경기에서는 이겼지만, 내용 면에서는 울버햄튼에 철저히 밀렸기 때문이다. '공은 둥글다'는 축구의 속성에 의해 때로는 경기력이 부진해도 승리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날 울버햄튼을 상대로 한 토트넘이 그랬다. 공수 전환은 느렸고, 공격 2선과 최전방의 연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측면 수비는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위고 요리스 골키퍼만이 그나마 제 역할을 했다.

토트넘은 이날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2라운드 울버햄튼전에서 전반 9분에 나온 델레 알리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대0으로 신승했다. 누누 산투 토트넘 감독은 이날도 해리 케인이 아닌 손흥민을 원톱으로 세웠다. 스티븐 베르흐바인과 루카스 모우라가 양쪽 측면에서 손흥민을 보좌했다. 2선에는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 델레 알리, 올리버 스킵이 나왔다. 포백 수비는 세르히오 레길론, 다빈손 산체스, 에릭 다이어, 자펫 탕강가가 출격하고, 골문은 요리스 키퍼가 지켰다. 지난 16일 개막전에서 강팀 맨시티를 꺾을 때와 매우 흡사한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이날 토트넘 스쿼드는 제대로 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알리의 페널티킥 유도는 사실 '다이빙'으로 볼 수도 있는 장면. 간간히 후방에서 전방으로 밀어주는 페스가 나오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중원 싸움에서 울버햄튼에 밀렸다. 후방에서 2선, 그리고 최전방으로 연계되는 플레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최전방 손흥민은 철저히 고립됐다. 전반전에 단 1개의 슛도 시도하지 못했다.

반면 울버햄튼은 비록 선제골을 일찍 허용했지만 이후 쉴 새 없이 토트넘을 몰아부쳤다. 특히 왼쪽 측면의 아다마 트라오레는 강력한 힘과 스피드를 앞세워 토트넘 왼쪽 코너 진영을 마음껏 유린했다. 토트넘의 왼쪽 풀백 자펫 탕강가도 피지컬로는 누구에게도 손색이 없는 선수지만, 트라오레 앞에서는 허수아비나 마찬가지였다. 결정력이 부족해 골을 넣지 못했을 뿐, 경기력 자체는 울버햄튼이 월등히 앞서 있었다.

이날 승리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이 마음껏 기뻐할 수 없던 두 번째 이유는 바로 '뉴 에이스' 손흥민의 부상 의심 정황 때문이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로 나와 71분을 소화하고, 후반 26분에 케인과 교체됐다. 전반에 단 1개의 슛도 시도하지 못했다. 그나마 후반 들어 몇 차례 슛을 시도했지만 골을 만들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왼쪽 허벅지 햄스트링에 치료용 테이프를 감고 뛰었다. 경기 전 이상 증세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교체돼 나갈 때 다리를 절뚝거렸다. 산투 감독은 경기 후 "경기 전 준비 단계 때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괜찮다고 해서 출전했다"면서 "다시 검사를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부상이 일시적인지 여부는 향후 알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일단 상태가 좋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토트넘이 이기고도 마음껏 웃지 못한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