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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히어로]'지명 순번은 중요하지 않다', '신인 최초 데뷔타석 초구 홈런 주인공' 김태연 한화 새 거포로 등장

[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17년 6월 21일 대전 키움전. 루키 김태연이 2회 말 2사 1루 상황에서 프로 데뷔타석에 들어섰다. 김태연은 상대 선발 신재영의 초구를 힘껏 잡아당겼다. 좌측으로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됐다. 김태연은 KBO 역대 세 번째 '데뷔타석 초구 홈런' 주인공이 됐다. 신인으로서는 최초의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 홈런은 김태연의 데뷔 시즌 첫 안타이자 마지막 안타였다. 이후 2018년과 2019년에는 주로 2군에 머물다 1군 콜업돼 대타와 대수비로 기용돼다 지난해 군입대했다.

전차대대 출신인 김태연은 군 복무기간 정신력을 가다듬었다. 그는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군전역 복귀 각오'를 묻는 질문에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던 시간으로 온전히 나를 돌아보고 집중했다"고 밝혔다. 몸 관리에 소홀해하지 않았다. 제한된 개인 시간을 쪼개 웨이트 훈련을 했고, PX에서 냉동식품 섭취를 자제하고 체중 및 식단을 관리했다. 그는 "이제 20대 중반으로 내가 해야 할 것은 야구 뿐이다. 야구에만 집중해서 성적으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김태연의 결연한 의지는 후반기부터 기량으로 드러나고 있다. 군제대 이후 5월 28일 팀에 합류한 뒤 2군에서 예열을 마쳤고, 지난 15일 NC전부터 1군에 콜업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NC전에선 4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고, 지난 17일 삼성전에선 4타수 2안타 2타점, 18일 삼성전에선 4타수 3안타를 작렬했다.

이후 세 경기 연속 안타가 없던 김태연은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타격 재능을 뽐냈다. 1회 1사 1, 3루 상황에서 2타점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해결사 본능은 3회에도 깨어났다. 득점 찬스만 오면 불방망이를 자랑했다. 2사 2루 상황에서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볼 카운트 2B0S에서 상대 선발 이영하의 3구 148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10-1로 앞선 4회에는 우전 안타로 시즌 세 번째 3안타 이상 경기를 생산해냈다.

최원호 퓨처스 감독은 "김태연은 타격에 재능이 있고, 3루와 2루 수비 모두 가능한 자원이다. 현재 팀에서 내야는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로 외야 멀티 포지션도 소화가 가능하다"며 칭찬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태연은 "나는 사이클링 히트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벤치에서 후배들이 3루타 하나 남았다고 해서 사람인지라 의식은 되더라"며 웃었다. 4번 타자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선 "솔직히 4번 타자로 나가고 있긴 한데 내 자리라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담은 안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안타 20개를 목표로 잡은 김태연은 "3루수가 가장 자신있다. 다른 포지션에 나가도 빈 자리를 잘 메울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태연은 2016년 2차 6라운드 전체 59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이후 4년 만에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는 김태연이다. "지명 순번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김태연이 증명해내고 있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