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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탄소년단 나와!' 울산유스 오세훈'내마음속 최고원톱은 김신욱형!'[진심인터뷰]

"내 마음속 최고의 원톱은 여전히 김신욱 형이다."

'울산 유스 원톱' 오세훈(22·울산 현대)에게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원톱'은 누구냐고 묻자 한치 망설임 없이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1999년생 오세훈은 울산 현대중 1학년 때부터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11살 위' 김신욱(33)의 플레이를 보며 자랐다. 장신 센터백에서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성공 변신한 김신욱의 길을 오세훈이 그대로 이어받았다. 스스로 김신욱을 롤모델 삼았고, '제2의 김신욱'이라는 찬사가 따라붙었다. 큰 키를 활용한 포스트플레이, 공중볼 장악력과 함께 단단한 발밑과 남다른 멘탈까지 모든 면이 빼닮았다. 오세훈은 "아직 나는 부족한 면이 너무 많고 신욱이형에게 배울 점이 너무 많다"고 했다.

7월 초 꿈의 올림픽이 좌절된 시련의 순간, 김신욱은 자신을 똑 닮은 후배 오세훈을 살뜰히 챙겼다. 도쿄올림픽 최종명단에서 탈락한 직후 김천 상무에서 제대를 기다리던 무렵이었다. 오세훈은 "그때 (정)승현이형을 통해 신욱이형이랑 난생 처음으로 통화를 했다"고 했다. "올림픽에 가지 못한 걸 위로해 주시면서 정말 힘이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형이 국내로 들어오신다면 어느 팀에 가실지 진짜 궁금하다. 어떤 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실지도 정말 기대된다"며 웃었다.

올림픽대표팀 탈락의 아픔을 딛고 돌아온 울산에서 오세훈은 다시 힘을 냈다. "전역이 코앞에 다가왔고, 울산에 복귀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가면서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오직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놨다. ACL에서 마수걸이 골을 터뜨린 오세훈은 지난 14일 제주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짜릿한 동점골로 울산을 구했다. 1-2로 뒤진 후반 27분 김기희의 후방 패스를 이어받아 상대 수비수들을 따돌린 후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를 등지고 돌아서는 유연함이 발군이었다. "저도 놀랐다. 볼 오는 순간, 오프사이드가 되더라도 끝까지 해보자, 마무리까지 하자는 생각이었다.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서 빨리 잊고 다시 집중하자 했는데 골이 돼서 더 좋았다. 동점 되고 형들이 달려오는 데 찡했다"고 동점골 순간을 털어놨다. "제 기준에선 흔히 생각하는 크로스에 의한 슈팅, 헤딩골이 아닌 짧은 순간에 제 개인기가 펼쳐진 골이고, 5경기만의 골이라서 너무 감격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자칫 질 뻔한 경기, 값진 승점 1점을 지켜냈다. 울산 유스의 알토란 활약에 울산 팬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오세훈은 "제주전에서 딴 승점 1점이 우리가 선두를 지키고, 우승할 수 있는 중요한 1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1위 울산(승점 45)은 2위 전북(승점 42)보다 2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3점차로 쫓기는 상황, 오세훈은 개의치 않았다. "부담감은 없다. 홍명보 감독님 말씀대로 전북을 신경쓰기보다 우리 팀을 신경써야 하고, 전북이 비기거나 져서 좋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겨서 승점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경기 한 경기, 테트리스 게임의 벽돌을 쌓아가듯이 꾸준히 승점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복귀 후 리그 5경기만에 터진 첫 골, 패배를 무승부로 돌려놓은 귀한 골 직후 오세훈은 골잡이로서 다짐을 새로이 했다. "4경기 뛰었을 때 저는 일단 한 골만 넣으면 된다고 했다. 이제 하나씩 하나씩 올라가고 싶다. 최소 5골 이상을 넣고 싶다. 내가 골을 넣는 경기에서 팀이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온 절친들과 함께 뛰는 젊고 빠른 그라운드, 오세훈은 "축구가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올림픽팀에서 함께한 형들과는 2년 넘게 발맞춰 왔기 때문에 서로를 잘 안다. 동준 동경 두재형과는 눈빛만 맞아도 뭘 해야 할지 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경이형은 어떻게 해야 형들을 이길 수 있는지, 더 잘할 수 있는지 아낌없이 조언해준다. 프로 무대에서 쉽지 않은 일인데, 모든 것을 공유하는 형들이 고맙다. 서로 다른 공격 색깔을 가진 형들과 함께 발 맞추는 것이 너무 좋고 경기장 안에서도 정말 재미있다"며 미소지었다. 19세에 일찌감치 상무행을 택해 군문제를 가장 빨리 해결했고, 21세의 나이에 벌써 리그 55경기를 뛴 '군필' 골잡이 오세훈은 축구에 대한 소신도, 계획도 분명한 선수다. 올림픽은 놓쳤지만 월드컵이 다가온다. 오세훈은 "내년 당장 카타르월드컵 무대가 있다. 울산에서 한경기 한경기 성장하면 분명 가까워질 것이라 생각한다. 매경기 잘 준비해서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울산은 22일 오후 7시 30분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하나원큐 K리그1' 2021 25라운드에서 수원 삼성과 맞붙는다. 올 시즌 울산은 수원과의 2차례 맞대결에서 '매탄소년단'에 밀려 1무1패로 이기지 못했다. '울산 컴백골'로 감각을 예열한 오세훈이 '울산 유스'의 자부심으로 수원전 필승을 다짐했다. "수원 정상빈(19·19경기 4골 2도움)이라는 친구가 국가대표도 가고 잘하더라. 하지만 우리 (김)민준(21·23경기 5골1도움)이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이)동경이형도 프로 무대에서 경험을 통해 계속 발전하면서 국가대표까지 갔다. 민준이도 저도 많이 뛰고 기회를 잡으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믿는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반드시 골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으로 1분이든, 10분이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