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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림이 안창림 낳았네' 일본의 '한국인 차별'에도 지킨 '애국 신념' [SC리뷰] ('라스')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유도선수 안창림이 일본에서의 차별과 한국 대표팀으로서의 자부심을 고백했다.

18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서는 '끝까지 간다' 특집으로 특집으로 도쿄 올림픽 태극전사 5인 오진혁, 김우진, 안창림, 김정환, 구본길이 출연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뜨거운 감동을 선사해 준 다섯 명의 올림픽 영웅. 역대 최고령 금메달리스트 양궁선수 오진혁과 '수면 궁가' 김우진, 태극마크가 찰떡인 유도선수 안창림, 펜싱어펜저스 김정환과 구본길이 왔다. 구본길은 스스로를 '역전의 사나이'라 당당하게 소개했다.

안창림은 "김연경 선수에게 응원을 받았다. 원래 일본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올림픽을 계기로 친해져서 응원해 주신 것 같다. 너무 고맙다"라고 했다. 현재 가족들이 교토에 거주 중이라고.

안창림은 동메달을 따기까지 험난한 경기를 해야만 했다. 안창림은 "연장전을 정말 많이 했다. 체급 올리면서 상승세를 타다 보니 부담이 있었지만 연장 8분 만에 이겼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시상식 전에 시간이 있어서 부모님과 통화했는데 어머니는 울고 계셨고, 아버지는 제가 져서 화가 나신다고 전화를 안 받으셨다. 서운하진 않지만 '또 이러는구나' 싶었다. 3일 뒤에 연락하셨는데 엄마가 시킨 것 같다. 아버지 승부욕이 엄청나시다. 가라테 선수셨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에 한 번 시합에 지고 집에 왔는데 가방이고 도복이고 다 찢어놓고 '이거 보고 운동해라'라고 하시더라"라면서 "아버지는 딱히 잘 못하셨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창림은 "올림픽까지 간 선수들은 다들 결과가 어떻든 '수고했다'라고 하는데 아버지는 못 가보셨다"라고 소심한 복수도 했다.

안창림은 경기 도중 피를 보기도 했다. 안창림은 "보통 그런 더티한 매너를 가진 선수들은 끝나고 나서도 예의가 없는데 엄청 인사해서 '얘는 뭐지?' 했다"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안창림은 "저희 조부모님과 부모님이 일본에 넘어가셔서 어릴 때는 차별을 많이 받았다. 귀화 제의도 거절했다. 일본이름도 없다. 일본 사람들은 거의 못읽는다. 제대로 불러주는 사람도 주변에 없었다"며 "이번 올림픽 유도 경기장이 제가 일본 대학시절 첫 우승을 한 곳이다. 유도선수들이 다 경기하고 싶어하는 경기장이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 언어가 힘들었다. 줄임말이 많아서 어렵다. 사투리도 알아듣기 힘들다. 사투리 쓰는 분이랑 얘기하면 알아듣는 척만 한다"며 "맨 처음에 욕부터 배웠다. 일본은 욕의 개념이 없다"며 필터링 없는 욕을 해 MC들을 웃게 했다.

'한국에 온 걸 후회한 적이 있냐'라는 질문에는 "후회한 적은 없지만 문화차이로 충격을 받은 적은 있다. 일본에서는 선후배끼리 반말쓰고 친하게 지냈는데 처음 대표팀에서는 좀 적응이 어려웠다. 지금은 괜찮다"라고 밝혔다.

안창림은 "아시안 게임 때 은메달 확정 후 눈물이 났다"고 했다. 당시 경기는 오심 논란이 있었다고. 안창림은 "제가 유일하게 못이겼던 선수였다"며 "그때도 아버지는 전화를 안받으셨다"라고 민망해 했다.

안창림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유도를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가 가라테 도장을 하셨다. 가라테도 잘했는데 아버지가 심사위원으로 계실 때 제가 잘해도 저한테 점수를 안주셨다. 너무 엄하셨다. 마지막 검정띠를 따려면 1대 10 경기를 해야하는데 졸업식 느낌인 거다. 마지막 상대가 아버지였다. 당시 영상이 있는데 지금 봐도 심각하다. 발로 얼굴을 막 때렸다"라며 '좋았던 추억'에 대해서는 "유도복 찢은 다음날 다시 사주셨다"라고 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아버지가 새벽에도 운동하러 나오라 한다. 코치도 아닌데. 가족 외식 때 차를 타고 가면 승용차가 참 편한 거구나 했다. '미는 게 아니라 타는 거구나' 했다"라고 농담했다.

하지만 안창림 선수는 아버지와 똑같이 생겼다고. 안창림은 "아버지가 혼자 낳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몸매나 얼굴이나 모두 닮았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 인사드리면 아버지로 착각하실 정도다"라 했다. 안창림 부자의 사진을 보자마자 모두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동생도 엄청난 훈남이라고. 동생은 UFC 선수를 준비 중이었다. 안창림은 "아버지가 동생한테는 잘해주신다"라면서도 "어릴 땐 서운했지만 지금은 괜찮다"라고 마무리 했다.

'유도 노트'를 썼던 안창림은 "사소한 감정을 썼다. 중2병 걸렸을 때다"라며 "고등학교 갈 때 그걸 버렸어야 했는데 안 버리고 가서 어머니가 사진 찍어 보내셨다. 공식 포스터에 그때 썼던 걸 다 쓰신 거다. '노력은 배신한다. 하지만 세 배 노력하는 건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게 쓰여 있다"라고 민망해했다.

안창림은 "만두귀 때문에 이어폰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수술하면 된다는데 엄청 아프다더라. 중고등학교 때 만두귀가 됐다. 계속 접혀있다 보니 관리를 안 해주면 냄새가 난다"라고도 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