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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없이!' 갑작스러웠던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대행, 그리고 한 달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다들 정말 깜짝 놀랐죠."

불과 한 달여 전 얘기다. 구나단 인천 신한은행 감독대행(39)은 당혹스러운 소식 두 가지를 동시에 접했다. 첫 번째는 정상일 감독이 휴식이 필요한 몸 상태라는 점. 두 번째는 정 감독의 빈자리를 구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 감독은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놨다.

"정 감독님께서 제가 마음을 잘 추슬러서 하면 될 거라고 하셨어요. 부담스러웠죠. 회사에도 '새 감독님을 찾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씀 드렸었어요. 정 감독님께서 '네가 마음을 잡아야 선수들도 흔들리지 않을 것 아니냐'고 하셨어요. 그래서 마음을 추스르고,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두 사람의 인연은 수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 감독대행은 중국 상해의 여자프로팀에서 코치를 맡고 있었다. 정 감독은 청소년팀의 사령탑.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두 사람은 농구 얘기를 하며 부쩍 친해졌다. 정 감독은 외국 생활을 하는 구 감독대행을 집에 초대해 한국 음식을 직접 만들어주며 알뜰히 챙겼다. 그리고 두 사람은 2019년 신한은행에서 감독과 코치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정 감독님과 '함께 해보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한국에 왔어요. 이휘걸 코치도 마찬가지고요. 지난 2년 동안은 팀에서 공격 전술을 담당했어요. 이제는 그 외적인 부분도 고민을 해야하죠. 사실 이런저런 걱정을 많이 했어요. 지금은 많이 내려놨고요. 선수들에게 '나는 어떤 손가락질 받아도 좋다. 너희만 나를 믿어준다면, 내 열정 다 쏟아서 하겠다'고 했어요. 다행히도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어요."

한국에서의 지도자 경력은 3년 차. 하지만 그는 꽤 오랜 시간 코치 생활을 한 준비된 지도자다. 20대 초반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뒤 줄곧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캐나다의 모학대학교와 맥매스터대학교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중국에서 커리어를 넓혔다.

"다들 당황스러워했지만, 지금은 많이 안정을 찾았어요. 저도, 선수들도 3년째 보고 있잖아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믿음이 생겼어요.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 장점이 드러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그동안 만든 시스템에서 조금 더 조직력을 갖춘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시즌을 치르다보면 분명 위기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만든 시스템 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흔들리지 말자'는 마음 한 가지로 열심히 해야죠. 농구는 농구니까요."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