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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하면 바보다! 7500보면 OK!]'건강 7500보' 어렵지 않아요. 만보 상술만 잊으면

['만보'하면 바보다! '7500보'면 OK!]

'하루 만보 걷기'는 현대인 건강관리의 '바이블'처럼 여겨진다. 아니 '바이블'처럼 여겨졌다. 걷기는 건강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고, '만보'는 그 행동의 목표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만보'가 일본업체의 상술에서 나온 것이었다면? 아마 걷기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두 번 신문기사 등을 통해 읽어봤을 것이다. 그렇다. '만보'는 상술이 만든 수정이 필요한 건강 상식이다. 물론 만보를 매일 걷는다면 건강 유지에 당연히 효과는 있다. 하지만 너무나 비효율적, 낭비적인 목표다. 여러 연구발표를 종합해보면, 7500보가 넘어가면 그 이상은 '노동'일 뿐이다. 즉 '만보'는 '7500보'로 바뀌어야 한다. 효과적인 걷는 법도 알아야 한다. 애플리케이션이나 각종 기기와 함께 하면 더 재미있게 건강해 질 수 있다. '걷기 바이블', 지금부터 함께 만들어가 보자.<편집자주>

①왜 하루 만보 대신 7500보 인가

②'건강 7500보' 어렵지 않아요. 만보 상술만 잊으면

③스마트 헬스시대, 과학으로 더 쉽고 건강하게(feat. 잘못된 건강상식)

하루 만보를 걷는 것이 일본의 상술로 만들어진, 수정이 필요한 건강 상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노만보씨. '만보 상술'에서 벗어나 7500보 걷기를 통해 건강을 챙기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효과적으로 7500보를 걸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노만보씨, 이번 만큼은 제대로 시작하고 싶었다. 전문가를 직접 찾아가 제대로 걷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들어보기로 했다.



▶지나치게 오래, 잘못된 자세로 걸으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

노만보씨는 지인의 소개로 유명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김 교수를 찾았다. 건강한 걷기란 무엇인지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노만보 씨(이하 노) : 대다수 사람들이 목표로 삼는 만보 걷기가 상술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맞나요?

교수 : 지나치게 많이 걷거나, 무작정 걷기 운동만 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어요. 저 역시 '많이' 걷는 것보다는 '자주' 걷는 것을 추천하는 편입니다. 조금씩 자주 걷는 것이 관절이나 인대에 부담을 덜 주고, 2차 부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죠. 7000~8000보만 걸으면 하루 운동량을 채우는 데 전혀 무리가 없어요.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걸음 수' 보다는 '걷는 시간' 체크를 권장해요.

노 :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이 걸으면 어떤 부작용들이 생기나요?

김 : 대표적으로 오래 걷기만 하면 '퇴행성 관절염'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요. 완충 작용을 하는 연골이 지속된 압력을 받아 빨리 닳아 없어지게 되는 거죠. 척추에도 무리를 줄 수 있어요. 중·장년층의 경우 대체로 근육량 부족이나 심장기능 저하 등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이 많은데, 오랜 걷기로 심장보다 다리가 아래에 놓이는 시간이 많아지면 다리가 자주 부어요. 충분한 회복 시간이 필요합니다. 중·장년층과 노인 분들이 자주 착각하시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기도 하죠.



'만보 걷기', 무작정 많이 걷는다고 좋은 게 절대 아니었다. 몸에 무리가 온다. 또한 체내 활성산소의 생성을 촉진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활성산소는 세포에 손상을 입히는 모든 종류의 산소라고 한다. 여기에 '만보'가 주는 부담감에,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지속적 실행'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단다. 즉, 목표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이거 시간 낭비에 오히려 몸에 독이 될 수도 있는 일이었네. 헐~.'

노만보씨에게 김 교수는 "노만보씨, 집이나 근처에 있는 아파트 2개 동 정도의 거리를 걷고 돌아오시는 것을 추천 할게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십-십' 운동법을 제안했다.

일-십-십 운동법이란 1시간마다 10분 가량, 하루 최소 10번은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자는 뜻이 담긴 운동 방법이다. 한 번에 많은 양이 아닌 조금씩 자주, 하루 일과에 운동을 자연스레 포함시키는 것이다. 생활속에서 틈틈이 자연스럽게 '하루 7500보'를 채울 수 있는 팁이라고 할만 했다.





▶올바른 걷기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집으로 돌아온 노만보씨는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켰다. 검색창에 '건강 걷기'를 입력하니 수많은 관련 영상들이 나왔다. 이 중 '자세만 좋아도 운동효과는 2배! 올바른 걷기 운동법'을 소개한 것이 눈에 띄었다.

영상에 따르면 걷기 운동은 시간이나 장소에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고, 단순하지만 효과가 높은 운동이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걷는 것은 족저근막염이나 아킬레스건염과 같은 족부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올바른 자세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음, 등을 똑바로 펴고 턱을 당긴다. 양발 끝을 11자로 유지한다. 복식호흡이 좋다…. 에구 너무 복잡한데. 일단 몸을 똑바로 펴고 걷는 것만 신경써보자.' 노만보씨는 우선 똑바로 몸을 펴는 것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것도 그리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음. 아 제대로 된 효과를 얻으려면 빠르게 걷는 편이 좋다고들 하던데.' 제대로 들었다.

걷기를 통해 제대로 된 운동 효과를 얻으려면,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걷는 편이 좋다. 산책 수준의 걷기로는 심폐 기능이 좋아지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혈액 순환에 도움을 주는 걷기 운동은 고혈압이나 심장병, 뇌졸중에서부터 우울증, 대사증후군, 당뇨, 관절염 등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다만 중년층이나 노년층의 경우 빠르게 걷기를 30분 이상 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빠르게-천천히 걷기'를 반복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었다. 1~2분 가량 속보로 걷다가 다시 2분 정도 느리게 걷는 것이다.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시간을 조절해도 무방하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시간을 내기 힘들다면, 이동할 때 속보로 한다든지 해서 틈날 때마다 7500보를 채워도 효과는 충분하다. 단 5분만 운동해도 혈액의 지방과 포도당이 근육에서 연소되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의 일-십-십 운동법의 원리라 할 수 있다. 그러니 하루 7500보,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일상생활 속에서 계획만 잘 세우면 된다.

노만보씨는 곧바로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며칠 사이 선선해진 바람이 성큼 다가온 가을을 알리는 듯 했다.

"만보 고집은 바보같았어, ㅋㅋ. 7500보, 가볍게 건강해지자구."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