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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 없이 이기길 바라?' 30분 늦은 신영철 감독의 일침[의정부패장]

[의정부=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렇게 하면 져야지! 지킬건 지키지도 않고."

신영철 감독이 우리카드 위비 선수들에 대한 속상함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카드는 1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의정부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B조 경기에서 국군체육부대에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졌다.

우리카드는 앞서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대한항공 점보스를 꺾었다. 지난 시즌 챔프전 리매치를 따내면서 자신감에 가득 찼다.

이날 1세트도 25-13으로 완승을 거뒀다. 그 방심이 화를 불렀다. 한국민 이시우를 앞세운 국군체육부대의 파이팅에 2-3세트를 잇따라 내줬고, 결국 5세트마저 패하면서 승리를 놓쳤다.

1세트에는 하승우를 중심으로 여러 방향에서 선수들의 공격을 전개하는 스피드배구가 잘 이뤄졌지만, 팀이 흔들리자 하승우도 안정감을 잃었다. 결국 나경복 중심의 단조로운 오픈 공격에 의존했고, 그나마도 경기를 패했다.

평소 배구 경기가 끝나면 패장-승장-히어로 순으로 인터뷰가 이뤄진다. 이날 '패장' 신영철 감독은 경기 후 이례적으로 긴 선수단 미팅을 가졌다. 평소와 달리 '승장' 박삼용 감독과 '히어로' 한국민이 인터뷰를 마친 뒤에야 신영철 감독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예정보다 약 30분 가량 지난 시간이었다.

신 감독의 첫 마디는 "배구 이렇게 하면 지는 게 맞다"는 강도높은 속내였다.

"우리 선수들 오늘 잘 졌다. 오히려 좋은 계기가 됐다고 본다. 볼은 둥글다. 항상 공 하나하나에 집중력을 가져야 이길 수 있다. 대한항공 이기고, 첫 세트 이기고 나니 긴장을 놓쳤다. 그걸 다시 찾는게 쉽지 않다. 우리 선수들의 실력은 그 수준이 아니다."

그는 "만약 흐름을 다시 되찾았으면 한 단계 더 올라갔다고 해주겠다. 아직은 아니다"라며 "그러니까 항상 감독으로서 '지킬 건 지켜야한다'고 말한다. 대충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면 당연히 문제가 생긴다"고 토로했다.

이날 국군체육부대의 승리를 이끈 선수는 33점을 따낸 한국민이었다. 지난 KB손해보험 스타즈를 상대로 23득점을 올리며 팀의 첫승을 따낸 데 이어 또한번 대활약을 펼친 것.

신 감독은 "물론 한국민은 좋은 공격수다. 공을 때리는 임팩트가 원체 좋다"면서도 "스트레이트 없이 크로스만 때리는데 그걸 수비, 블로킹을 못해낸 우리 선수들이 문제"라고 단언했다.

이날 패배로 우리카드는 1승1패가 됐다. B조에는 대한항공과 우리카드, KB손해보험, 국군체육부대가 속해있다. 당초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무난한 4강 진출이 예상됐지만, 국군체육부대의 2연승으로 인해 오리무중이 됐다.의정부=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