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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남 '동생 익사 후 특수인명구조단 결성, 첫 구조에 심장마비 올 뻔' ('파란만장')[종합]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파란만장' 정동남이 인명구조활동을 하는 이유를 밝혔다.

12일 방송된 EBS '인생 이야기 파란만장'에서는 배우 정동남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점백이' 캐릭터로 강렬한 이미지를 남긴 정동남. 정동남하면 '차력왕' 이미지도 빼놓을 수 없다. 정동남은 "연기가 안 되니까 씹고 때리고 한 것"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1975년을 특수인명구조단을 결성한 후 민간 구조대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정동남은 먼저 떠난 동생 때문에 이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동남은 "집에 들어가면 지금도 '형'하면서 뛰어올 거 같다. 동생이 1969년 중학교 3학년 때 한강에 빠져서 익사했다"며 "당시 한강이 유일한 해수욕장이었다. 집이 이태원이라 한강으로 해수욕하러 자주 갔다. 물놀이를 한다고 해서 수영복을 빌려줬는데 2~3시간 후에 한 명이 뛰어오더라. 물에 빠졌다고. 그때도 인명구조활동을 할 때였다. '왜 혼자 왔냐. 물에서 건졌냐' 했는데 아니라더라. 그때 이미 죽음을 직감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동생을 구하러 급히 달려간 정동남은 "달려갔는데 모래 때문에 시야 확보가 안되더라. 그때 배가 왔는데 돈을 부면 건져주겠다더라. 아버지랑 돈을 구해서 주니까 바로 가서 동생의 위치를 찾았다"고 밝혔다. 동생의 시신을 본 정동남은 "전문가가 돼서 보니까 그런 피부색은 심장마비더라. 관이고 뭐고 없어서 나무 사과 상자로 관을 짜고 화장을 했다. 50년이 지나도 아직도 동생 생각만 하면 벌떡벌떡 일어난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한동안 방황했다는 정동남은 동생을 위해서라도 인명구조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기로 결심했다. 정동남은 "방황하다 친구들을 모아서 특수인명구조단을 결성하자고 했다. 물에 빠진 사람은 무조건 건지자고 다짐했다"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첫 구조 활동도 잊을 수 없었다. 정동남은 "심장마비로 죽을 뻔했다. 창단 후 첫 활동을 하는데 대학생 둘을 구조해야 했다. 그때는 장비가 없어서 맨몸으로 갔다"며 "조류 때문에 시신들이 왔다갔다하는데 그걸 몰랐다. 숨을 쉬려고 올라가는데 시신과 마주쳤다. 너무 놀라서 도망가는데 바다 가운데로 도망갔다.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고 아찔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후 정동남은 항공기 목포 추락사고, 구포역 열차 탈선 전복 사고, 서해 페리호 침몰 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건, 대구 지하철 참사 등에 직접 지원해 구조 활동을 펼쳤다.

항공기 괌 추락 사고 당시 촬영 중이었던 정동남은 미국 측의 부탁으로 22일 동안 구조활동을 했다고. 하지만 "다녀온 후 방송 출연 금지로 실업자가 됐다. 미국에서 감사 표창을 하겠다고 비행기표를 줬다. 그래서 나 잘렸으니까 소포로 보내달라 했다. 그랬더니 이게 소문이 나서 방송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쉽지 않은 선행을 오랫동안 펼치면서 가지는 죄책감도 있었다. 정동남은 "정신력은 똑같은데 체력이 달라졌다. 매번 가서 구조 하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준다. 가지 못하는 거에 대한 죄책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wj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