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주말 예능'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돌아온다.
1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영국 브렌트포드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승격팀' 브렌트포드와 아스널의 2021~2022시즌 개막전을 시작으로 10개월간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뜨거웠던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올 시즌 EPL을 미리 들여다봤다.
▶'재계약' 손흥민 또 한번 커리어 하이 찍을까
역시 눈길은 '손세이셔널' 손흥민에게 쏠린다. 손흥민은 지난달 구단과 4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2025년까지 계약을 한 그는 사실상 전성기를 모두 토트넘에서 보내게 됐다. 6시즌 동안 280경기에서 107골-64도움을 올려 EPL 정상급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17골-10도움을 포함, 총 22골-17도움을 올리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모두 커리어 하이였다.
올 여름 올림픽 출전을 못하고 시즌 준비에 집중한 손흥민은 프리시즌부터 펄펄 날았다. 토트넘의 프리시즌 5경기 중 4경기에 출전해, 3골-4도움을 올렸다. 단연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변수는 새 감독과 해리 케인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다. 지난 시즌까지 울버햄턴을 이끌었던 산투 감독은 수비에 초점을 맞추는 스타일이다. 프리시즌 동안에는 별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손흥민에게 수비부담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케인의 거취가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케인은 여름 내내 타팀 이적을 노렸다. 팀 훈련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적설에 힘이 실렸지만, 자가격리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산투 감독이 "케인은 개막전에 나설 수 있다"라고 하며 잔류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습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케인과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EPL 단일 시즌 최다인 14골을 합작했다. 주 포지션은 물론, 공격진 전력 전체와 연결된 부분인 만큼, 케인의 거취는 손흥민의 커리어 하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프리시즌 원톱으로 활약했다.
▶전력보강 맨유&첼시, 맨시티 대항마 급부상, 더 흥미로워진 우승경쟁
'역대급' 우승 레이스가 예상되는 시즌이다. 리차드 마스터스 EPL 최고 경영자는 11일 인터뷰에서 "4,5팀 또는 6팀이 우승을 두고 경쟁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상위 6팀은 맨시티, 맨유, 리버풀, 첼시, 레스터 시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3파전으로 좁힐 수 있다. 우선, 지난 시즌 2위 맨유와 승점 12점차를 내며 우승한 맨시티의 2연패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이번 이적시장에서 EPL 최고액인 1억파운드(약 1613억원)를 들여 잉글랜드 플레이메이커 잭 그릴리시를 애스턴 빌라에서 영입했다. 그릴리시와 케빈 더 브라위너를 나란히 세우는 EPL 최강 미드필더 조합을 완성했다. 최전방 공격수가 변수기는 하지만 가장 탄탄한 전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빅3가 앞서나가는 가운데, 리버풀과 레스터시티, 아스널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득점왕 경쟁, 케인의 거취와 돌아온 루카쿠에게 달렸다
득점왕 경쟁의 키도 캐인의 거취에 달려있다.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했던 케인은 맨시티 이적과 토트넘 잔류의 갈림길에 서 있다. 토트넘에서도 놀라운 득점력을 이어간 만큼, 2선 지원이 더욱 좋은 맨시티로 이적할 경우 더 많은 득점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물론 토트넘 잔류시에도 공격의 중심에 있는 만큼, 여전히 득점왕 가능성이 가장 높다. 케인은 지난 시즌을 포함, 통산 3차례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가장 큰 적수는 EPL로 돌아온 루카쿠다. EPL에서도 정상급 골잡이였던 루카쿠는 2년 전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 이적 후 기량이 만개했다. 두 시즌 동안 무려 64골을 넣었다. 10대 였던 2011년 첼시로 이적해 임대를 전전하던 루카쿠는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첼시의 2선이 워낙 좋은 만큼, 10년 전과 달리 많은 골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
케인과 루카쿠, 양강 체제 속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 레스터시티의 제이미 바디 등도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