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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닥터스의 발건강 톡] 발바닥 굳은살, 꼭 치료해야 하는 병일까?

40대 초반의 김가영씨(가명)는 새끼발가락에 생긴 굳은살 때문에 오래 고생한 분이다. 처음에는 통증이 없었지만 눈에 거슬려 피부과를 찾았다. 피부과에서는 굳은살이라며 레이저로 제거할 것을 권했다. 병원 권유대로 레이저로 굳은살을 제거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또 굳은살이 생겼다. 또다시 레이저 치료를 받았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굳은살이 자꾸 생기는 것도 속상했지만 언제부터인가 통증까지 더해져 보행이 불편해지면서 발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정형외과를 찾았다.

김씨처럼 발이나 발바닥에 생기는 굳은살을 단순히 피부의 문제로만 보고 피부과를 찾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발에 생기는 굳은살은 그 부위에 압력이 많이 가해져서 생기는 2차적인 피부의 변화이다. 피부 자체의 병이 아니기 때문에 피부과보다는 가까운 정형외과에 내원해 굳은살의 원인이 되는 뼈의 병변이나 힘줄의 변형 등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우선 굳은살의 위치와 발의 형태를 보면 왜 굳은살이 생겼는지 일차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김씨처럼 새끼발가락에 굳은살이 생겼다면 소막건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소막건류는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과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새끼발가락 바깥쪽 뼈가 돌출돼 새끼발가락 끝이 엄지 쪽으로 휘는 것으로 앞코가 뾰족한 하이힐을 신는 여성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무지외반증일 경우에는 둘째 발가락에 굳은살이 잘 생긴다.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 제 기능을 못하면서 나머지 발가락, 특히 둘째 발가락에 하중이 많이 실리기 때문이다.

아울러 평발과 반대로 아치가 너무 높은 요족일 경우에는 앞 발바닥과 뒤꿈치에 굳은살이 생기기 쉽다. 아치가 너무 높으면 걸을 때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골고루 흡수하지 못하고, 바닥에 닿는 앞발바닥과 뒤꿈치에 체중이 더 실리기 때문이다.

사실 굳은살이 있어도 아프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무리가 없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앞서 나열한 것처럼 족부질환과 관련이 있으면 얘기는 달라진다. 당장은 괜찮아도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또 다른 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치가 높은 요족이 원인일 경우 방치하면 발뒤꿈치와 종아리 근육을 이어주는 힘줄인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바닥에 닿는 발바닥 면적이 좁아 조금만 걸어도 쉽게 피로를 느끼고 자칫 발목을 삐끗할 수도 있다.

무지외반증으로 굳은살이 생겼을 경우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뼈의 변형이 심해지고, 발이 저리고 아프게 된다. 뿐만 아니라 올바른 자세로 보행을 하지 못해 무릎, 골반, 허리까지 아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건막류로 인해 생긴 새끼발가락 굳은살을 방치하면 계속 신발과 마찰하면서 염증이 생기기 쉽다. 심해지면 궤양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결국 굳은살은 그 자체로는 심각한 것이 아니지만 발의 모양이 변형되는 질환에 의한 것이라면 또 다른 질병을 부를 수 있으므로 정형외과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하면 통증이 심해지고, 무릎과 허리 등에도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평소 발을 최대한 편하게 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너무 많이 걸어 발에 무리가 갔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편안한 신발을 싣는 것이 좋다. 요즘엔 남성들도 키높이 신발을 많이 신는데 굽은 3㎝ 이내가 편안하고, 신발에 쿠션이 있으면 걸을 때 아치를 보호해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하고 분산시킬 수 있다.

올바른 자세로 걷는 것도 중요하다. 발 모양에 이상이 없어도 잘못된 자세로 걸으면 발바닥에 충격이 많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압력이 많이 가해지는 부위에 패드를 부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미 굳은살이 생겼어도 이런 노력을 꾸준히 하면 좋아질 수 있다.

도움말=부평힘찬병원 김유근 원장·서동현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