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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뛰고 싶었다' 외인도 원했던 국가대표의 자격, 그리고 영광[SC핫포커스]

[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나도 미국 대표팀으로 뛰고 싶었다.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다."

KBO리그 후반기 첫 승을 이끈 댄 스트레일리(롯데 자이언츠)의 말이다.

10일 만난 스트레일리는 풍성했던 수염을 깨끗하게 면도한 채 나타났다. 심경의 변화는 아니었다. 그저 '더그아웃에서 수염 위에 마스크까지 쓰고 있으려니 힘들어서' 수염을 깎았다고 했다.

그 덕분인지 스트레일리는 이날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쾌투, 시즌 6승째를 올렸다. '8치올(8월에 치고 올라간다)'을 꿈꾸는 롯데의 첫걸음을 뗀 셈이다.

한국 야구는 도쿄올림픽에서 아쉬움 가득한 4위에 그쳤다. 한국은 일본프로야구(NPB) 최정예로 선발한 일본은 물론 마이너리거와 은퇴 선수 중심으로 꾸려진 미국, 도미니카공화국에게도 패했다.

대표팀에는 팀동료 박세웅과 김진욱이 참여했다. 그런데 스트레일리의 첫 마디는 "나도 미국 대표팀으로 뛰고 싶었다"는 것.

"미국 대표팀 선수나 스태프 중에 아는 사람이 많았다. 사실 나도 대표팀에 참여하려고 했다. 그런데 백신을 미리 구하지 못해 함께 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아쉽다."

스트레일리는 "한국 경기는 매경기 매이닝, 집중해서 지켜봤다"면서 "메달을 땄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래도 여러 나라가 올림픽 무대에서 경쟁하는 모습, 그 자체로 보기 좋았다"며 미소지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KBO리그 현직 감독이지만, 한때 외국인 선수로도 뛰었던 미국인 관찰자이기도 하다. 그는 "국가대표는 영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다 마찬가지다. 나라를 대표해 큰 대회에 참여한다는 건 굉장한 영광이다. 나이와는 상관없다. 상대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게 대표팀에겐 쉽지 않은 과제다."

이날 서튼 감독은 "프로스포츠에 있어 팬의 중요성은 여러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메이저리그도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여러가지 사건으로 인해 팬심을 잃은 시간이 있었다. 되찾는데 긴 시간이 필요했다. (많은 논란에 휩싸인)KBO리그도 팬들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가 강조한 키워드는 '책임감'이다.

"선수와 코치 모두 마찬가지다. 팀과 도시, 우리 가족들을 대표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신뢰를 회복하려면 매일매일 열심히 하는 모습을 팬들꼐 보여주는 방법 뿐이다. 팬들이 야구를 다시 기분좋게 즐길 수 있게 해야한다."

감독은 팀을 대표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온갖 불미스러운 논란 속에 대부분의 KBO리그 감독들은 팬들 앞에 사과하는 입장에 처했다.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서튼 감독과 달리, '방역조치 위반'의 중심에 섰던 NC 다이노스의 이동욱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10년전 NC가 창단했을 때의 그 느낌, 절실했던 그때 그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창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