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기안84, 유튜버로 새 도전 '공장 만화 준비 중, 직원 자를 수 없어' ('인생84')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웹툰 작가 기안84가 유튜버로 새 도전을 시작했다.

기안84는 10일 유튜브 채널 '인생84'를 통해 첫 영상 '기안84의 새출발'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기안84의 집으로 찾아왔고 개량한복을 입은 채 제작진을 맞이한 기안84는 "이제 개량 한복을 입어도 될 나이다. 좀 있으면 나이가 40이라서"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기안84는 "채널을 만든 지 한 일년 넘었는데 제대로 한 적이 없다가 연재도 끝나고 요즘 대세지않냐. 새롭게 먹고 살수 있는 방향을 남들 다 파길래 저도 한 번 파서 열심히 해보겠다. 여러분들 힘내시라"고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기안84는 근황에 대해 "공장 소재로 만화 하나 준비 중이다. 어쨌든 회사는 돌아가야 하니까. 막상 쉬니까 할 게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어디 가지도 못하고 뭘 해도 재미가 없다"고 토로했다.

"만화 그리는 거 힘들다고 안 하신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자 기안84는 "직원들한테 만화 끝났으니 집에 가라고 할 수 없지 않냐. 제 발로 나가기 전에는"이라며 웃었다. 이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스토리는 내가 짜고 그림은 직원들이 그린다. 그림을 안 그린다는 거 자체가 크다. 그림만 4일 정도 그리니까"라고 홀가분해진 마음을 공개했다.

이에 제작진은 "그 시간에 유튜브에 투자하시는 거냐"고 물었고 기안84는 "가성비가 나와야 하는데. 가성비가 안 나오면 과감하게 접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어필할 강점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다. 기안84는 "그게 걱정이다. 방송에서 보여준 걸 또 하자니 그건 좀 그렇다"고 걱정했다.

이에 제작진은 '기안학'으로 유명한 짤들을 보여주며 기안84에게 직접 비하인드를 물었다. 얼음팩안에 담긴 물을 봉지째 마시는 모습에 대해서는 "얼음팩이 녹았으니까 시원해서 마셨다 목, 머리를 식히다가 녹아서 마셨다'며 "효율을 중시한다 수건은 두세 번 쓰고 다음에 뭐 떨어지면 닦고 빤다"고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이어 "음식 남는 걸 싫어해서 음식도 남으면 뭐든지 쟁여놨다가 라면 끓일 때 쓴다"고 밝혔다.

직접 머리를 자르는 것을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제 스타일이 있는데 혼자 자르다 보니까 편하고 재밌다. 당장 잘랐을 땐 이상하단 얘기를 듣는데 일주일 지나면 자연스러워진다"며 "머리 자르러 가는 가성비가 안 맞는다. 이제 머리가 빠지는 걸 걱정해야 하는 시기다. 최대 탈모 커뮤니티 초창기 회원"이라며 모발 이식 경험자 답게 탈모 과정을 공개했다.

빗물로 세수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스킨 로션을 싫어한다. 찐득찐득하지 않냐. 나름 깔끔한 사람인데 군대에서 스킨로션에 대한 불신이 심해졌다. (군인들이) 관리한다고 바르는데 피부가 안 좋다. 난 절대 쓰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고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이어 "산성비라곤 하는데 산성비 같지도 않다. 산성비라는 말이 옛날에 유행했다가 사라지지 않았냐"고 엉뚱한 발언을 이어갔다.

'패션왕'부터 '복학왕'까지, 기안84는 웹툰 작가로 일한 지 벌써 10년이 됐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기안84는 "열심히 살았다. 청춘이 사라져버렸다. 놀 수 있을 때 노시라. 그런데 놀 수 있을 때 놀면 벌 수 있을 때 못 번다. 그래도 저는 너무 일만한 거 같다. 정답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냐"는 질문엔 "그래도 일할 거 같다. 노는 거보다 돈이 더 좋다"며 "이런 얘기하면 사람들이 때 탔다, 메말랐다 하는데 사람은 떠나도 돈은 떠나지 않더라"라며 웃었다.

영상과 함께 기안84는 "북극의 황제 펭귄이 먹이를 소화시켜 자식에게 펭귄 밀크를 토 해내듯, 저 또한 흘러간 인생을 소화 시켜, 영양가 있는 인생 밀크를 만들어보려고 한다"며 "맛있고 영양가 있는 밀크를 만들도록 노력해보겠다"고 유튜버로서의 다짐을 전했다.

한편, 기안84는 최근 '패션왕'에 이어 '복학왕' 연재를 마치며 10년간 함께 했던 캐릭터 우기명과 작별했다.

wj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