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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결승선 넘었죠'..'라켓소년단' 이재인, 10년차 배우의 성장(종합)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재인(17)이 '라켓소년단'을 통해 또 하나의 결승선을 넘었다.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정보훈 극본, 조영광 연출)은 배드민턴계의 아이돌을 꿈꾸는 라켓소년단의 소년체전 도전기이자, 땅끝마을 농촌에서 펼쳐지는 열여섯 소년소녀들의 성장드라마를 그린 작품. 이재인은 극중 대구 최연소 국가대표를 꿈꾸는 배드민턴 소녀 한세윤을 연기하며 흔들리지 않는 '노력형 천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이재인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고 지상파 첫 주연 드라마였던 '라켓소년단'을 성공적으로 끝낸 소감을 밝혔다. 주로 아역을 맡아왔던 그가 드라마의 전면에서 활약하며 시청자들과 가깝게 호흡했던 것. 이재인은 "부담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감사하는 마음이 컸던 거 같다. 왜냐면 이 나이대 큰 역할, 그리고 어떤 특성을 가진 캐릭터가 많지 않지 않나. 이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다. 주연이었지만, 함께하는 배우들이 많았기에 그분들을 믿고 하다 보니 부담을 덜 수 있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라켓소년단'은 실제를 방불케하는 배드민턴 경기 장면들과 배우들의 매력으로 과몰입을 유발한 드라마. 특히 이재인은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된 이력이 있는 안세영 선수를 모티브로 삼고 연기를 하며 배드민턴 연습에도 몰두했다. 이재인은 "4~5개월을 연습에 몰두했고 8개월을 촬영했다"며 "일주일에 3~4번을 연습했고, 한 번을 가면 2~3시간 정도를 쳤는데 셔틀콕이 가득 찬 큰 박스 두 개를 비울 정도로 연습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다. 다들 링거를 맞아서 멍이 들어 있었고, 저는 첫 연습 날에 토하고 그랬다. 너무 힘이 들어서. 그 이후로는 체력도 좋아지고 많이 나아졌는데, 뉴질랜드 국제대회 촬영을 하며 무릎도 다치고, 다들 테이프를 감고 있고, 아이싱을 매일 하고 하면서 '병자 소년단'이라는 별명도 생겼다"고 밝혔다.

매회 체력적 한계를 느낄 정도였지만, 뿌듯함은 확실히 남았다. 이재인은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드라마를 촬영하며 체력이 늘며 진짜 배드민턴을 즐기게 됐다. 실제 선수로 활동할 정도는 안되지만, 이제는 취미 정도로 즐길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학교 체육 시간에 '짱 먹을' 수 있는 정도다. 저는 '라켓소년단' 안에서는 중간 정도인 거 같다. 적당히 4등 정도"라며 웃었다.

'라켓소년단'이 사랑을 받았던 이유 중 또 다른 하나는 소년, 소녀들의 우정과 로맨스가 그려졌기 때문. 이재인은 탕준상(윤해강 역)과의 로맨스에 대해 "로맨스에 대한 반응을 기대한 적 없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좋아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대망의 16회에서 연애를 드디어 했는데, 고백을 받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며 안고 있다가 애드리브를 쳤다. '이럴 거면 좀 빨리 하지 그랬어'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로맨스 만큼 사랑을 받았던 이한솔(이지원)과의 우정에 대해서도 이재인은 "소녀들의 서사가 적게 나와서 '나중에 나오려나 보다', '라켓소녀단이 나오려나 보다'라고 농담도 했었다"며 "로맨스가 주로 나왔고, 여자애들 얘기가 두드러지가 나온 게 아니라 '외전으로라도 우리 얘기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래서 저희에겐 14회에서 우정을 확인한 신이 소중했다. 저희끼리도 '빨리 찍고 싶다'고 항상 얘기했고, 저희에 대한 얘기가 처음으로 나오는 거였고, 찍고 나서도 뿌듯했다. '드디어 우리 이야기를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라고 했다.

'라켓소년단'을 마친 지금은 결승선을 통과한 기분이다. 이재인은 "결승을 치렀다는 느낌이 맞을 거 같다. 결승을 하기까지 모든 여정들의 고난으로 인한 뿌듯함도 있고, 1등을 얻었다는 느낌도 있었다. 그렇지만, 결승까지 가기 위해 만났던 모든 친구들에 대한 슬픔도 있었다"며 "시청자 분들이 없으면 완성이 안 되는 게 맞기에 봐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저희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추억들이 잘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드라마를 통해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 오래 갔으면 좋겠고, 이 드라마 자체가 저의 열여덟의 기억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드라마를 보신 분들도 '그 시기'를 떠올리면 우리 드라마가 생각나면 좋겠다. 물론 저도 기억해주시면 좋고"라며 드라마를 보내는 마음을 전했다.

이재인은 2012년 연기를 시작한 이후 영화 '사바하', '아워 바디', '발신제한', 드라마 '언더커버', '라켓소년단' 등을 거치며 10년차 배우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연기를 해왔던 그이기에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온 한세윤과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 이재인은 "저와 세윤이가 확실히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세윤이가 대사를 할 때 공감가는 것이 많았고, '내가 선택한 거니까,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제가 공감하는 말이고 제일 좋아하는 말이었다. 세윤이와 통하는 부분들이 많았다"며 "세윤이가 초반에는 냉철하고 단호한 이미지로 그려지다가 점점 풀어지지 않나. 중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을 그리려 했고, 저 또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변해갔던 거 같다. 처음에 그런 모습에서 친구들, 같이 하는 배우들과 함께하며 저도 많이 힐링했고 부드럽게 변하며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가 된 거 같아서 저도 세윤이처럼 힐링한 거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재인은 '도전정신을 이루는' 캐릭터를 위해 달린다. 그는 "벌써 10년이나 됐구나! 싶다. 아무래도 저는 기억에 날 때부터 연기를 해온 것 같은데, 이 일 자체가 일상이 됐다. 연기를 안 하면 더 이상하고 그런 것들이 많고, 제 인생에 되게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또 아무리 10년이라지만, 저는 이제 시작이란 생각을 항상 한다. 지금 딱 기점이 있기도 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뭔가를 보여드려야 하는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아직 먼 거 같다"며 "저는 도전정신을 일으키는 캐릭터들을 좋아한다. 경험을 많이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 다양한 캐릭터를 접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이재인은 현재 유아인, 안재홍, 라미란 등과 함께 영화 '하이파이브'를 촬영 중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