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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ERA 꼴찌' 롯데, '8치올' 열쇠는 마운드 안정…휴식기 어땠나[SC핫포커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전반기 롯데 자이언츠가 후반기에는 흔들리는 마운드를 안정시킬 수 있을까.

선발(5.35) 불펜(6.05) 공히 평균자책점 최하위. 피안타 1위(730개)에 폭투 1위(54개). 타선은 '캡틴' 전준우를 중심으로 꾸준히 리그 상위권의 파괴력을 뽐냈지만, 마운드의 부진은 롯데를 하위권에 얽어맨 족쇄와 같았다. 롯데의 8월 대반격, '8치올(8월에 치고 올라가기)'의 첫걸음은 마운드의 안정이다.

박세웅은 팀내 유일의 완투(완봉)을 기록했다. 앤더슨 프랑코도 최고 156㎞에 달하는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에 투심, 체인지업까지 자리잡았다. 두 선수 모두 기복은 있지만, 안정감만 생긴다면 2~3선발로 부족함이 없다.

문제는 절대적인 무게감을 보여줘야할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다. 지난 시즌 194⅔이닝을 소화하며 15승4패 평균자책점 2.50. 메이저리그 출신다운 위압감이 돋보였다.

올시즌엔 작년과 다르다. 경기당 평균 소화이닝이 6이닝에 못 미치고, 전반기 5승7패 평균자책점 4.37의 성적도 다소 실망스럽다. 잘 던지다가 한방에 우르르 무너지는 모습도 보인다.

래리 서튼 감독은 올림픽 휴식기 동안 주력 선수들에겐 주로 자율 훈련과 휴식을 부여했다. 지난달말 자체 청백전이나 삼성 라이온즈와의 퓨처스 경기는 신예 선수들 위주로 치렀고, 3~5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퓨처스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후반기 선발진의 윤곽도 잡혔다, 4~5선발로는 서준원과 최영환이 유력하다.

하지만 휴식기에 보여준 모습은 썩 좋지 않다. 스트레일리는 3일 키움 전에 선발등판, 1⅔이닝 동안 4안타(홈런 1) 4볼넷 7실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4일 프랑코는 5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전반기 막판의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5일 나선 서준원도 5일 3⅓이닝 10안타(홈런 1) 7실점으로 부진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긴 하지만, 다소 불안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마무리 김원중의 자신감 회복 여부도 후반기 롯데의 중요한 변수다. 지난해 5승4패25세이브(8블론)을 기록했던 김원중은 올해 전반기 3승3패12세이브(5블론)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막판엔 김원중답지 않게 피해가는 피칭을 하는 모습도 아쉬움을 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키움과의 3연전에서 불펜의 실점이 없었다는 점. 서튼 감독이 부임 이래 꾸준히 추진해온 불펜 뎁스 강화가 어느 정도 궤도에 접어든 모양새다. 전반기 나균안과 김도규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가운데, 정성종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고 최준용이 부상을 털고 복귀했다. 여기에 강윤구까지 합류하면서 한층 무게감이 붙었다.

롯데는 2013년 이후 8년간 단 한차례(2017) 포스트시즌에 오르는데 그쳤다. 매년 가을이면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의 이름이 팬들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다. 그는 롯데의 첫 3년 연속 가을야구를 이뤄냈다. 롯데는 트레이드를 통해 영건 최건-이강준을 영입하는 등 미래를 꿈꾸면서도, 안치홍과 일찌감치 2년 재계약을 맺으며 현재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중이다.

서튼 감독은 '승리, 성공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두면 선수에겐 큰 재산이 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뛰어난 베테랑들과 풍부한 유망주 뎁스를 겸비한 2021년의 롯데가 포스트시즌 '탈락'이 아닌 '성공'을 이뤄내야하는 이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