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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현장일문일답]당당했던 배구여제의 눈물 김연경 '후회無, 웃을 자격 있어'

[도쿄(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마지막 올림픽을 마친 '배구여제' 김연경(33·상하이)은 결국 눈물을 보였다.

김연경은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아레나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도쿄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 출전해 분투했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프로 데뷔와 동시에 성인 대표팀에 발탁돼 태극마크를 짊어졌던 김연경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와 작별을 고하게 됐다.

'월드클래스', '10억분의 1'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녀는 대회 기간 내내 대표팀을 '하드캐리'했다. 공격과 수비 뿐만 아니라 코트 야전사령관으로 레드카드를 불사하며 심판에게 적극적인 어필까지 했다. 이를 토대로 일본의 안방에서 한-일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세계랭킹 4위 터키를 8강에서 잡는 등 한국 여자배구의 힘을 세계에 떨쳤다. 우승후보 브라질, 유럽의 강호 세르비아를 넘지 못하며 최종 성적 4위로 아시아 최강의 실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2012 런던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4위로 올림픽을 마친 김연경에겐 아쉬움이 다소 남을 만하다.

-마지막 올림픽을 마쳤다. 소감은.

▶결과적으로 아쉬운 경기가 된것 같다.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선 기쁘게 생각한다. 어느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우리 조차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너무 기분 좋게 했다.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것 같다.

▶그동안 고생했던 순간에 대한 기억이 나서...

-양효진과 함께 팀을 이끌어왔는데.

▶(양)효진이랑 오랜 기간 대표팀 생활을 하며 추억이 많다.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고맙게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해준 이야기는.

▶웃으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잘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웃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다같이 고생했던 부분이 있어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

-세 번의 올림픽을 추억한다면.

▶런던올림픽 때는 생각 없이 갔던 것 같다. 리우 때는 많은 욕심을 안고 출전했다. 이번 올림픽에선 후회없이 하고 돌아오고 싶었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다.

-다음 올림픽에선 김연경이 없는 올림픽이 될텐데, 후배들에 하고 싶은 말은.

▶이번 경기를 통해서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좀 더 열심히 해서 여자 배구를 끌어 올려야 한다.

-이번 대회 총평을 한다면.

▶아무 생각 없이 매 경기를 준비해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분 좋다. 아... 그냥 그렇습니다.

-4개월 간 준비를 해왔는데

▶쉬고 싶은 생각이 크다. 가족들 만나고 밥 먹는 등 소소한 것들을 하고 싶다.

-대표팀의 의미는.

▶의미를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겁고 큰 자부심이라고 생각한다.

-리우 이후 5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금 이 순간 아닐까 싶다. (도쿄올림픽은) 준비를 많이 했던 대회다. 이 정도로 준비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를 마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머릿 속이 하얗다. 잘 떠오르질 않는다. 아무런 생각이 없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모든 순간이 쉽지 않았다. 함께 한 선수들에게 고맙다.

-다른 선수들은 연경 언니에게 힘을 받았다고 했는데 정작 본인은.

▶다른 선수들도 많이 도와주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

-배구 팬들께 하고 싶은 말은.

▶이번 대회는 많은 관심 속에서 치렀다. 너무 즐겁게 배구를 했다. 조금이나마 여자 배구를 알릴 수 있어 기분이 좋기도 하고 정말 꿈같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는.

▶열심히 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내기 바란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