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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코멘트]타율 4할에도 고개숙인 주장 김현수의 자책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요코하마(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한국 야구대표팀에서 가장 잘 친 타자를 꼽으라면 김현수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첫 경기 이스라엘전에서 멋진 홈런을 쏘아올렸던 김현수는 마지막날까지도 맹타로 팀을 이끌었다.

금메달을 땄던 2008 베이징올림픽 때 대표팀 야수 막내로 참가했던 김현수는 13년 뒤인 올해는 주장으로 올림픽에 왔다. 김현수는 7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4번-1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1회에만 홈런 2방을 얻어맞고 4점을 내주며 초반부터 끌려간 한국이 다시 희망을 갖게 했다. 김현수는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가운데 펜스를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를 치고 나갔다. 그리고 박건우의 안타 때 홈을 밟으며 추격의 첫 득점을 했다. 4회말 두번째 타석에선 우측 담장을 곧바로 넘어가는 라인드라이브 홈런을 쳤다. 5-5 동점이 된 5회말 2사후 침착하게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이후 강백호의 중전 안타 때 역전 득점을 했다.

아쉽게 9회말 2사 2,3루서 2루수앞 땅볼로 아웃돼 이번 대회 한국의 마지막 타자가 됐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 7경기서 타율 4할(30타수 12안타)에 3홈런 7타점 6득점의 고감도 타격을 보여줬다.

경기 후 김현수는 "많이 아쉽다. 베이징 때는 막내로 왔다가 고참이 돼서 왔는데 고참으로 와보니 막내로 모르던 때와 다르게 많은 생각을 했고 압박감도 있었다. 그걸 잘 해내지 못해서 아쉽다"라면서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최선을 다했음에도 좋은 성적을 내지못해 죄송하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보필하지 못하고 이끌지 못해서 많이 미안하다"라고 자신을 자책했다.

이어 한국 야구의 경쟁력이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결국 자신을 자책하는 대답을 했다. 김현수는 "우리 어린 선수들은 경쟁력이 있다. 잘해줬다고 생각한다"면서 "고참이 돼서 오니 부담감을 이기는게 중요한 것 같다"라고 했다. "국제대회에서 그 부담을 이겨야 하는데 나를 비롯해 선배들이 부담을 가지고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후배들도 잘 못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현수는 다시 한번 "경쟁력은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내가 부담을 갖는 모습을 보여주다보니까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요코하마(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