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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 현장]'간판' 류한수마저 무너졌다, 韓 레슬링 '블랙도쿄' 전원 탈락

[지바(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맏형' 류한수(33)의 도전이 끝났다. 대한민국 레슬링의 자존심도 무너졌다.

류한수는 3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홀A에서 열린 모하메드 이브라힘 엘 사예드(이집트)와의 도쿄올림픽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7㎏ 16강전에서 6대7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노메달'은 물론, 단 한 명도 8강 무대를 밟지 못한 채 마감했다. 앞서 그레코로만형 130㎏급의 김민석(28)도 16강에서 패했다.

충격이다. 레슬링은 전통의 효자종목이다. 1964년 도쿄올림픽 장창선을 시작으로 매 대회 1~2개의 메달을 꾸준히 목에 걸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08년과 2016년 '노골드'에 그쳤다. 이번 대회는 최악이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올림픽 출전권을 얻은 것은 단 두 명. 역대 최소 인원이다. 훈련부터 쉽지 않았다. 김민석은 "(류)한수 형이랑 둘이 훈련했다. 나는 힘을 빼고, 형은 원래 기술대로 하는 방식이었다"고 전했다.

류한수는 경기 전부터 어려움이 따랐다. 올림픽 해당 체급 출전 선수가 기존 16명에서 17명으로 한 명 늘어나면서 두 명의 선수가 32강 격인 사전 경기(예선)를 치러야 했다. 사전 경기를 치르는 선수 두 명은 추첨으로 뽑았다. 류한수가 걸렸다. 류한수는 예선에서 메라베트(알제리)를 테크니컬 폴로 가볍게 제압했다.

16강 상대는 강력했다. 아프리카선수권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한 최강자였다. 16강에 직행했기 때문에 류한수보다 체력적으로 우위도 점하고 있었다.

경기 시작. 류한수가 거세게 몰아붙였다. 하지만 류한수는 왼쪽 팔을 잡혔다. 상대는 류한수를 들어던지며 단박에 4점을 가지고 갔다. 류한수는 메트에서 구르며 2점을 잃었고, 파테르 자세마저 내줬다. 경기는 0-6. 류한수는 끝까지 버텼다. 손싸움으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상대는 만만하지 않았다. 전반 0-6 마무리.

류한수는 후반 반전을 노렸다.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류한수가 기회를 잡았다. 상대를 밀어붙이며 2점, 파테르 공격권까지 가지고 갔다. 심판이 판정을 다시 확인했다. 류한수의 파테르 공격권 취소. 상대에 1점을 추가로 줬다. 공격 과정에서 서로가 점수를 얻은 셈이다.

남은 시간은 1분3초. 류한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상대를 서클 밖으로 밀어내며 1점을 얻었다. 상대의 비디오 판독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1점을 추가로 얻었다. 마지막 투혼. 16초 남기고 1점 차 추격. 하지만 승패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류한수가 16강에서 무너졌다.

지바(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