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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亞' 자존심 지킨 韓 여자배구 8강 상대 '터키', 라바리니호에는 '터키 통'인 '배구여제'가 있다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한국 여자배구는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켰다.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에 진출한 국가 중 아시아에선 한국이 유일하다. 개최국 일본은 다잡았던 한-일전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도미니카공화국과의 A조 예선 최종전을 패해 5위에 머물러 8강행 티켓을 거머쥐지 못했다.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짐을 싼 것도 충격이지만, 5년 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중국이 8강 토너먼트에 합류하지 못한 것도 적지 않은 충격이다. 세계랭킹 3위이자 아시아 1위인 중국은 주포인 1m98의 장신인 주팅과 1m95의 왕 유안유안이 건재했지만, B조에서 터키, 미국, 러시아의 제물이 되면서 5위에 그쳤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는 아시아에서 홀로 8강 여정을 떠난다. 4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세계랭킹 4위 터키와 충돌한다.

터키는 그야말로 '장신군단'이다. 도쿄올림픽에 나선 12명 선수들의 평균신장이 무려 1m88나 된다. 1m98의 센터 제흐라 귀네슈(22)는 조별예선에서 팀 내 최다인 60득점을 기록하며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미들 블로커(센터)답게 조별예선에서 블로킹 1위(세트당 평균 1.25개)에 오르기도. 여기에 서른 넷의 베테랑 에다 에르뎀 둔다르도 57득점으로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책임졌다.

배구 종목에서 높이는 절대적 요소다. 다만 높다고 해서 이기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역시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놓아야 높이를 살린 공격을 저지할 수 있을 듯하다. 때문에 조별예선 리시브 부문에서 각각 8위와 10위에 오른 한데 발라딘과 멜리하 이스마일오글루를 공략해야 한다.

장신군단과 상대할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은 '스피드 배구'다. 리시브가 세터에게 잘 전달됐을 때는 패턴 플레이 속도가 빨라야 한다. 그래야 상대 센터들이 측면 블로킹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게 된다. 한 박자 빠른 공격 템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귀네슈가 버티는 중앙이 부담스럽다고 양효진과의 속공, 김수지와의 이동 공격을 활용하지 않으면 플레이가 단조로워질 수 있다. '공격 첨병'인 센터 공격이 살아야 측면 공격도 살아난다는 건 배구계 정설이다.

라바리니호에서 역시 믿을 건 '배구여제'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터키 통'이다. 터키리그에서 10년간 활약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페네르바체에서 뛰었고, 2018~2020년 엑자시바시 유니폼을 입었다. 터키에서 뛰면서 해볼 건 다 해봤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과 MVP 수상, CEV컵 우승과 터키리그 우승 그리고 개인 3관왕까지. 다만 김연경이 채우지 못한 2%는 올림픽 메달이다. 잘 아는 터키를 넘어야 2%를 채울 수 있게 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