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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건→이강준' 150㎞ 영건. 롯데가 택한 미래 엿보기[SC핫포커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50㎞를 던지는 투수 영건. 롯데 자이언츠는 잔정보다 미래를 선택했다.

롯데는 7월 31일 KT 위즈와의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포수 김준태와 내야수 오윤석을 KT로 보내고, 이강준을 영입했다.

롯데와 KT는 '트레이드 절친'이다. 2015년 장성우-박세웅 중심의 5대4 빅딜, 2017년 장시환-김건국과 배제성-오태곤의 2대2 맞트레이드, 2020년 박시영-신본기와 최건 및 2차 3라운드 지명권 트레이드에 이어 이번에도 인상적인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중 최근 2건의 트레이드는 롯데의 달라진 '방향성'을 눈여겨볼만하다. 최건(21)과 이강준(20) 모두 '150㎞ 직구를 던지는 영건'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현 시점에서 1군 경험은 각각 3경기, 8경기가 전부다.

KT에 2020년 2차 3라운드로 입단했던 이강준은 매력 만점의 투수다. 고교 시절 뒤늦게 유격수에서 투수로 전향했지만 청소년대표팀에 선발됐다. 프로 입단 후 사이드암으로 변신했음에도 직구 구속이 150㎞를 넘기는 등 재능이 넘친다. 싱싱한 어깨도 강점. 반면 투구폼이 몇 차례 바뀔 만큼 메카닉이 자리잡히지 않았고, 투수로서의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커맨드나 제구에서 아쉬움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아직 자기 재능의 5%도 보여주지 못한 선수다. 이제 시작"이라고 평했다.

앞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최건은 2018년 2차 2라운드로 뽑힌 투수다. 구속뿐 아니라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처럼 라이징 패스트볼을 던진다'는 평을 받을 만큼 위력적인 구위의 소유자다. 오는 11월 군복무를 마친 후 롯데에 합류할 예정. 다음 시즌 불펜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 이적은 두 선수 모두에게 터닝포인트다. 유망주를 사랑하는 롯데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것은 선수 본인의 자존감에도 큰 도움이 될수 있다.

반면 롯데가 내준 선수들은 모두 1군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다. 멀티백업 내야수인 신본기의 1군 경험은 올시즌 전까지 무려 706경기에 달했다. 박시영 역시 191경기에 등판했고, 롯데에서 필승조 경험도 있는 베테랑 투수다. 김준태와 오윤석은 모두 육성 선수로 롯데에서 프로 인생을 시작한 인생극장의 주인공들이다.

김준태는 올시즌 초까지만 해도 롯데 주전 포수였다. 강민호가 떠난 후 무주공산이던 롯데 안방을 꿰찼고, 1군 경험도 317경기나 쌓았다. 현재 부상중이지만, 오는 9월 이후 복귀 예정이었다. 나이도 27세로 아직 젊다. 오윤석 역시 지난해 197타석 타율 2할9푼8리 OPS(출루율+장타율) 0.810을 기록할 만큼 한방이 있는 선수다. 2013년 10월 1일 기록한 데뷔 첫 안타가 끝내기였고, 지난해 10월 4일에는 만루홈런 포함 4이닝(5회 무사)만에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해 KBO 역사상 최소 이닝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팀내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2루는 안치홍-김민수, 유격수는 마차도-배성근 체제가 굳어졌다. 김준태도 지시완에게 주전 포수 자리를 내줬고, 무릎 부상까지 당했다. 제대한 안중열과의 경쟁도 만만찮았다. 오윤석의 경우 최근 안치홍이 조기에 FA 2년 연장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실적으로 자리가 없었다.

래리 서튼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면서도, 끊임없이 2군 선수들에게 1군 기회를 주며 '육성'에 초점을 맞춰 팀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베테랑들에게 길을 터주는 한편, 인상적인 재능을 가진 신예 투수를 긁어보는 쪽을 선택했다. 반면 리그 1위를 질주중인 KT는 충분한 1군 경험을 갖고 검증된 선수들을 영입함으로써 올시즌 '윈나우'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신본기는 대수비, 김준태와 오윤석은 좌우 대타로도 활용 가능하다. 김준태의 경우 올시즌 후 FA인 장성우의 이탈시를 대비할 만한 카드이기도 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