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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리포트]야구 인생 염원하던 그곳, 태극마크를 달고 돌아왔다

[요코하마(일본)=박상경 기자] 한때 야구 인생의 기로에서 바라봤던 구장에 태극마크를 달고 돌아왔다.

김민우(26·한화 이글스)에게 31일 미국전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만하다. 어깨 관절와순 손상이라는 큰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찾았던 요코하마, 선수 인생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바라봤던 요코하마구장에서 김민우는 야구 종주국 미국 타자들을 상대로 13개의 공으로 5개의 아웃카운트를 빼앗았고, 삼진까지 잡았다.

김민우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기회를 잡을진 불투명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9승을 거두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지만, 내로라 하는 투수들이 모인 대표팀에서의 입지는 약해 보였다. 소속팀처럼 선발이 아닌 구원, 원포인트 투수 정도로 활약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은 미국전에서 열세에 놓이자 멀티 이닝을 소화할 투수로 김민우를 낙점했고, 김민우는 1⅔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김민우는 올 시즌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가 배출한 유일한 국가대표다. 시즌 개막 전엔 선발진의 한 자리를 채우는 국내 투수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김민우에게 개막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장차 한화 마운드를 이끌어 갈 국내 투수로 김민우를 점찍었다. 김민우는 이 기대에 부응하듯 9승을 따내면서 결국 태극마크라는 야구 인생 최대의 목표 중 하나를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는 김민우의 감정은 특별했다. 큰 부상 뒤 긴 재활의 출발점인 요코하마에서 도쿄올림픽 모든 경기가 치러진다. 첫 대표팀 합류, 친정팀 유일한 국가대표라는 무게를 짊어진 가운데, 자신의 야구 인생이 다시 시작된 요코하마에서 성과를 내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 바람은 첫 등판에서의 완벽한 투구로 이뤄졌다.

미국전을 계기로 김 감독의 호출도 잦아질 전망. 대표팀은 미국전 패배로 예선을 2위로 통과,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상황에 따라선 매일 경기를 치를수도 있는 만큼, 마운드는 총력전 체제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요코하마구장과 남다른 인연을 가진 김민우의 활약상은 그래서 더 주목해 볼 만하다.

요코하마(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