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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한일전 앞둔 벤투호, 중국전 통해 전력 정점 확인했다

한일전 앞둔 벤투호, 중국전 통해 전력 정점 확인

[부산=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갈수록 더 새롭고 강화된 모습이 나타났다.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호에 대한 신뢰감 역시 덩달아 커진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오후 7시30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년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까다로운 상대인 중국을 제압했다. 전반 13분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新 중국킬러' 김민재(베이징 궈안)의 완벽한 헤더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1일 홍콩전(2대0 승)에 이어 이번 대회 2연승을 기록했다.

다음 상대는 '숙적' 일본이다. 일본 역시 이미 2연승을 거둔 터라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3차전이 사실상의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다. 애초부터 예상됐던 시나리오다. 그렇기에 사실상 홍콩전과 중국전은 일본전을 대비한 전력 점검성 매치의 성격이 짙었다.

다행인 점은 홍콩과의 1차전에 비해 이날 중국을 상대로 치른 2차전에 나타난 벤투호의 모습이 한층 매서웠다는 것. 비록 1득점에 그쳤지만, 수비와 공격 그리고 전반적인 경기 흐름 면에서 홍콩전보다 더욱 향상된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물론 선수들의 투지와 적극성 역시 홍콩전보다 더 나아 보였다.

분명한 것은 중국의 전력이 홍콩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한증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로 대표팀 전력 향상에 매진해왔다. 홍콩에 비할 팀이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 대표팀이 홍콩전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 이를 통해 일본전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철벽이 된 '콰트로 김' 포백 라인

주목할 만한 몇 가지 진화 중에 가장 우선적으로 눈에 띈 부분은 바로 포백 수비라인이다. 중국의 거친 공세를 무리 없이 막아낸 동시에 물 흐르듯 전방으로 볼을 공급하고, 때로는 오버래핑으로 공세에 가담했다. 또한 세트 피스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결국 선제 결승골까지 터트렸다. 김태환(울산 현대) 김민재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진수(전북 현대) 등 이른바 '콰트로 김' 포백 라인은 오랫동안 맞춰온 안정적인 호흡을 이날 중국전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홍콩전 휴식 이후 돌아온 김영권은 김민재와 함께 센터백에서 두 개의 튼튼한 기둥으로 대표팀을 받쳤다. 김민재의 활약상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유럽 축구에서 볼 법한 헤더골로 한국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전력이라는 걸 재확인시켜줬다.

▶보다 공격적이 된 2선 라인

포백 라인이 안정적으로 받쳐주면서 공격 2선 미드필더들도 더욱 적극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었다. 그 중에서 특히나 A매치 첫 선발로 나선 이영재(강원FC)의 움직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영재는 소속팀 강원에서 보여줬던 저돌적인 돌파와 활동력을 앞세워 중원의 영역을 넓혀나갔다. 특히 뛰어난 볼 컨트롤 능력으로 여러 장면에서 월등한 축구 센스를 보이며 중국 수비라인을 괴롭게 했다. 전반에 이어 후반에도 여러 차례 치명적 슛을 날렸지만, 골운이 없었을 뿐이다. 나상호도 탁월한 활동력으로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기대 이상의 원톱 이정협

이정협의 활약도 되짚어봐야 한다. 그는 김승대의 부상 아웃으로 원톱 중책을 맡았다. 벤투 감독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정협에게도 부담스러운 경기였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정협은 기대이상의 적극성으로 원톱이 풀어내야 할 과제 충분히 수행했다. 상대 수비진과 부딪히고 싸우며 2선이 공격의 실마리를 여러 방향으로 풀어낼 수 있는 역할을 해냈다. 비록 골은 터트리지 못했지만, 향후 공격 자원으로서의 활용도가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정협이 보여준 투지와 공격성은 그간 벤투 감독이 늘 원했던 모습이었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