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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에서 백조 된 IPTV…통신사, M&A로 시장재편 나서나

인터넷TV(IPTV)가 출범 10년 만에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했다. 출범초기 수천억원대의 투자비와 만성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의 경우 이동통신3사의 주력사업 부진을 상쇄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입자수는 경쟁상대인 케이블TV업계를 추월했고, 인공지능(AI)과 가상·증강현실(VR·AR) 등 미래형 서비스가 접목되고 있어 이용자들의 IPTV 가입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유료방송시장이 과거 케이블TV 위주였다면 IPTV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얘기다.

IPTV 시장은 그동안 KT의 독주체제에 가까웠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텔레콤)와 LG유플러스 등 후발 사업자들의 추격이 거세다. 물밑에서 케이블TV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M&A를 통해 시장점유율 상승을 바탕으로 지각변동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후발업자들은 조용히 움직이고 있지만 이르면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쯤에서는 M&A 관련 윤곽이 나올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서비스 출범 10주년을 계기로 '제2의 도약'이란 테마로 적극 활용할 것이란 배경에서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IPTV 서비스는 올해 11월로 출범 10년을 맞는다. 한국IPTV방송협회는 오는 22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10주년 기념식을 열 계획이다.

IPTV업계는 출범 10년만에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 초고속인터넷 및 휴대전화와 결합 할인을 앞세워 출범 1년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고, 이후 연평균 30%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11월에는 1422만명으로 케이블TV 가입자 1409만명을 처음으로 앞섰다. 가입자의 증가는 매출확대로 이어졌다. 출범 1년 매출은 2204억원에 그쳤지만 2016년에는 2조4277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올해의 경우 3분기 기준 이통3사의 IPTV 매출은 총 9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늘었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여파로 같은 기간 이통3사의 무선사업 매출(5조5961억원)이 5.8%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부터 이통3사의 IPTV사업 분야는 연간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캐시카우로 떠올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IPTV 시장은 KT의 독주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은 KT 20.2%, SK브로드밴드 13.7%, CJ헬로 13.1%, LG유플러스 10.9%, KT스카이라이프 10.3% 순이다. 상위 5개 업체 중 3개가 IPTV 업체다. 이 중 KT는 2014년부터 케이블TV 1위 업체 CJ헬로를 제치고 유료방송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다만 후발주자들의 맹추격이 거센 만큼 KT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곳은 LG유플러스다. 다양한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공격경영을 바탕으로 가입자수 확대를 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는 지난 9월 말 기준 391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SK브로드밴드(8.7%), KT(5.1%)보다 월등히 앞선다. LG유플러스는 세계 최대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와 손잡고 U+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IPTV 업계 단독으로 제공하는 등 1위 사업자인 KT를 추격하기 위해 고삐를 더욱 당기고 있는 모습이다. SK브로드밴드도 콘텐츠에 맞춰 Btv VOD 화질을 개선하고, AI 적용을 확대하는 등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업계는 IPTV 업체간 서비스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시장구도를 결정짓는 요소는 M&A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와 막바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고, KT 역시 자회사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TV 업계 3위 딜라이브(유료방송 점유율 6.5%)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다면 단숨에 시장 점유율 24%를 확보하며 KT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그러나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점유율을 27%로 높이며 한숨 돌릴 수 있다.

양사가 케이블TV 인수에 성공할 경우 SK브로드밴드의 모회사 SK텔레콤도 다른 케이블TV 인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유료방송업계 안팎에선 IPTV업계가 플랫폼 M&A보다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통한 유료방송업계 생태계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플랫폼 규모의 경제도 무시할 수는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통3사 등이 IPTV가 통신사의 부대 사업이 아닌 미디어 플랫폼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콘텐츠 경쟁력 확대를 위한 내부계획 수립 등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