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함박우승조' 함덕주-박치국...일말의 불안감도 지웠다

일말의 불안감이 사라졌다. 이것만 해도 챔피언 탈환을 노리는 두산 베어스의 입장에서는 한숨 놓을 만하다. '함박우승조' 함덕주와 박치국 말이다.

사실 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 전부터 두산 베어스의 가장 큰 약점은 불펜으로 꼽혔다. 컨디션이 가장 좋았던 김강률의 부상은 이같은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시즌 내내 필승조로 활약했던 함덕주와 박치국이 있었지만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다.

우선 이들은 각각 95년생과 98년생으로 아직 어린 선수들이다. 함덕주는 한국시리즈 무대를 두번 밟아봤지만 결과가 그리 좋지 못했다. 2015년에는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3실점을 했고 지난 해에도 4경기에 2⅔이닝동안 2실점을 하면서 중요한 순간에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박치국은 한국시리즈 무대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더욱 불안했다.

게다가 두 투수 모두 시즌 후반 페이스가 예전만 못했다. 전반기 5승2패2홀드17세이브-평균자책점 2.44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함덕주는 후반기 들어 1승1패1홀드10세이브-3.97로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체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박치국도 마찬가지다. 전반기 1승5패10세이브-3.22의 기록이 후반기에는 7홀드-4.86으로 하락세를 탔다. 게다가 그는 경기감각 유지를 위해 찾은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3경기 3⅓이닝 3안타 1홈런 5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 4일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는 7회 1사 2루 상황에서 선발 조쉬 린드블럼에 이어 박치국이 마운드에 올랐다. 박치국은 이날 컨디션 좋은 김강민을 6구만에 3루수 땅볼 처리하고 장원준과 교체됐다. 물론 어렵지 않게 김강민을 처리했지만 올 시즌 박치국은 김강민과 단 한차례 만나 안타 하나를 헌납한 바 있다.

하지만 정규리그 우승팀의 불펜답게 이들은 5일 2차전부터 코칭스태프들에게 확신을 심어줬다. 이날 박치국은 4-3으로 바짝 쫓기던 7회 2사 1,2루의 위기에서 선발 세스 후랭코프에게 마운드를 물려받았다. 장타 하나면 역전될 상황이었다. 상대는 SK의 간판타자 최 정. 하지만 박치국은 흔들림없이 3B2S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 141㎞ 직구를 던져 최 정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 삼진 하나로 상승세를 탔던 SK의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치국은 선두타자 제이미 로맥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고 김승회와 교체됐다.

함덕주는 8회 2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김동엽을 5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9회도 그의 몫이었다. 선두타자 나주환을 4구만에 헛스윙 삼진 처리한 함덕주는 정의윤과 김강민을 모두 범타처리하고 깔끔하게 경기를 끝냈다.

물론 두산은 홈에서 1승1패로 상황이 유리하지만은 않다. 게다가 3,4차전에서 SK는 '원투펀치' 김광현과 메릴 켈리를 내놓는다. 반면 두산의 선발은 SK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불펜의 중요성이 더해진 경기라는 의미다. 하지만 '함박우승조'가 된 함덕주 박치국의 존재만으로도 두산의 챔피언 탈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