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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패배에도 두산 우세 시각 지배적 왜?

충격적인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두산 베어스의 우세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서서히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 타선, 시즌 내내 보여줬던 압도적인 경기운영 능력. 여기에 최근 5년간 1차전 패배팀이 4차례나 최종 우승을 거머쥔 통계까지 한 몫 한다.

두산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첫판에서 3대7로 졌다. 선발 조쉬 린드블럼은 6⅓이닝 동안 6안타(2홈런) 볼넷 2개 4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푹 쉬며 구위를 끌어올렸다던 장원준은 볼넷 3개에 폭투 1개로 추가점을 헌납했다. 타선은 무려 11개의 잔루를 쏟아냈다. 7회말에는 무사만루에서 무득점. 정수빈(3안타) 최주환(2안타) 김재환(내야안타 1개) 양의지(1안타)를 제외하고 허경민 박건우 오재일 김재호 오재원은 무안타였다.

뭐하나 되는 것이 없는 하루였다. 그럼에도 현장 분위기는 크게 바뀐 것이 없다. 두산이 가진 저력을 높게 평가하는 시선이 여전하다. 첫 승을 따낸 SK 구단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여서 얼떨떨할 뿐이다. 잠실에서 1승1패만 하고 가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다행"이라며 "두산이 강한 것이야 두산도 알고 우리도 안다. 전력 전 부문의 열세를 인식하고 있다. 1차전을 잡았다고 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뒤바뀐다고 생각진 않는다"고 했다. 다분히 겸손을 포함한 발언이지만 도전자인 SK 역시 두산의 저력을 알고 있다.

두산은 1선발인 린드블럼이 무너졌지만 2선발과 3선발도 좋다. 세스 후랭코프는 18승(3패)을 거둔 다승왕이다. 이닝 소화능력이 다소 아쉽지만 높은 승률, 승수야 말로 여러 장점의 복합체다. SK를 상대로도 2경기에서 1승(평균자책점 3.00)을 따낸 바 있다. 또 한명의 15승(3패) 투수 이용찬도 대기중이다.

두산의 첫 경기 어려움은 일정부분 예견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차전에 앞서 "3주 이상의 공백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할수 없다"고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찬스에서 응답하지 않는 방망이가 결정적 패인이었다. 7회까지 7안타에 9개의 볼넷을 얻었지만 3득점에 그쳤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실전을 치르며 경기감각을 가다듬었다고 하지만 만원관중 앞에서의 한국시리즈는 몸이 먼저 반응하는 법이다. 절로 긴장된다. 분위기에 익숙해지면 2차전부터는 한결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은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며 긴 슬럼프에 빠진 적이 거의 없다. 빠르게 반등하며 승승장구, 결국 2위 SK 와이번스와 14.5게임차의 압도적인 선두를 지켜냈다. 이른바 '저력'이다. 김강률의 부상 이탈이 치명적이긴 하지만 선발에 비해 헐거운 불펜은 SK도 마찬가지다. 베스트 나인과 백업의 뎁스는 두산이 한 수 위다. 아직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