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이종호 복귀전+김도훈 감독의 예감 적중한 '극장승리'

울산 현대가 상주 상무와의 상반기 맞대결 패배를 설욕하고 상위권 문앞에 다가갔다.

울산은 8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2018년 KEB 하나은행 K리그1 15라운드 상주와의 원정경기서 3대2로 신승했다.

지난 3월 시즌 첫 맞대결에서의 완패(0대2)를 설욕한 울산은 승점 23(6승5무4패)로 상주의 5위 자리를 빼앗았다.

"그때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겸하느라 로테이션을 가동하느라 패했지만 오늘은 다를 것"이라던 김도훈 울산 감독의 예고가 적중했다.

김 감독의 의중이 맞아떨어진 것은 이 뿐만 아니었다. 울산으로서는 전력 공백의 우려를 극복한 기분좋은 한판승부였다.

▶같은 듯, 다르게 만난 두팀

두팀은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공통점이 있었다. 월드컵 휴식기를 지내고 돌아왔는데 베스트11은 전보다 되레 약화된 모습이다. 상주는 핵심 공격수 주민규가 연습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하는 바람에 빠졌고, 러시아월드컵을 다녀온 홍 철을 하는 수 없이 선발 투입했다. 하필 김민우도 왼쪽 수비수여서 그나마 체력이 나은 홍 철을 선택한 것. 울산도 같은 전력 공백, 조금 더 심했을 뿐이었다. 에이스 오르샤가 이적한 빈자리를 채울 외국인 선수를 아직 뽑지 못했다. 야심차게 영입한 이근호, 월드컵 전사 박주호는 부상 중이다. 토요다 대신 영입한 아시아쿼터 에스쿠데로는 아직 출전 준비가 안됐다. 두팀 모두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것도 공통점이었다. 같았지만 다른 게 있었다. 김도훈 감독의 예감이다. 그는 오르샤의 빈자리 대책에 대해 '콤비네이션' 한 단어로 요약했다. "전에는 오르샤의 기량의 의존했다면 이제는 남은 선수끼리 조화롭게 콤비네이션을 하면 된다. 패턴도 여러가지 준비했다." 김 감독은 "휴식기 동안 수비라인에 비해 부족했던 공격라인의 빌드업 강화에도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말은 그라운드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오르샤의 자리를 대신한 황일수와 조커 대신 선발로 나온 김인성이 좌우 측면에서 활발하게 상대를 흔들었다. 무리한 얼리 크로스보다 패스 게임 위주로 원톱 주니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려는 시도였다. 전반 13분 주니오의 선제골은 그래서 나왔다. 황일수가 수비 뒷공간으로 절묘하게 찔러줬고 수비수 3명을 따돌린 주니오는 가슴 트래핑 이후 발리슛으로 화답했다. 황일수가 무리한 돌파로 시간을 끌기보다 상대 수비가 정열하기 전 콤비네이션을 우선한 결과였다. 24분 주니오의 페널티킥 골 역시 박용우의 전방 압박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상주 수비의 백패스가 다소 짧은 틈을 놓치지 않고 문전 쇄도하자 상주 골키퍼 유상훈이 걷어낸다는 것이 박용우를 걷어차 넘어뜨리는 실수를 범한 것. 울산의 결정적인 슈팅을 여러차례 슈퍼세이브하던 유상훈이었기에 페널티킥이 더욱 아쉬웠다.

▶'이종호랑이'의 복귀, 짜릿한 극장승

후반 시작과 함께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상주의 반격이 매서웠다. 장신 최전방 공격수 이광선에게 리차드와 임종은이 신경쓰는 사이 홍 철-김태환의 측면은 물론 중앙에서도 전방위로 울산을 압박했다. 첫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던 자존심이 상한 듯 상주는 맹렬하게 울산 문전을 괴롭혔다. 효과는 8분 만에 나왔다. 월드컵 용사 홍 철의 발끝에서 나왔다. 오른쪽 코너킥에서 홍 철의 킥이 날카롭게 파고 들었고 김도형이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상주는 말릴 수가 없을 정도였다. 울산의 맞불로 정신없이 혼전을 거듭했을까. 29분 윤빛가람이 번뜩였다. 교체 투입된 신창무가 오른 측면으로 돌아든 김태환에게 밀어준 패스가 타이밍 최고였고 김태환의 마무리 크로스는 더욱 일품이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종호를 후반에 조커로 투입하겠다"던 김도훈의 감독은 결국 40분 주니오를 불러들이는 대신 부상에서 회복한 이종호를 투입했다. 마지막 회심의 카드였다. 이종호는 출전 2분 만에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이종호 효과는 다른 곳에서 나타났다. 이종호를 의식하면서 상주 수비라인이 다소 흔들렸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3분 빈공간을 노리고 달려든 이영재가 황일수의 측면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극장승을 완성했다. 상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