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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올스타 영광 서균 '6월부진 어머니께 엄청 야단맞아'

한화 이글스 사이드암 서 균(26)은 올스타 베스트12(중간 투수)에 최종 선정된 뒤 "가문의 영광"이라고 했다. 요즘은 드문 대학(원광대)을 졸업하고 2014년 2차 8라운드(84순위)로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1군 무대 2년차.

지난해 14경기에서 잠깐 가능성을 보인 뒤 올해 환골탈태. 38경기에서 1승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중이다. 신인왕 자격도 있다. 지난 5월 19일 LG 트윈스전(⅔이닝 무실점 세이브)까지 24경기 동안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해 '제로맨'으로 불렸다.

서 균은 지난달에는 주춤했지만 여전히 한화 불펜에 생명력을 더하는 필승조 일원이다. 우타자 스페셜리스트지만 빠르게 몸이 풀리는 스타일이라 불펜 대기가 잦다.

서 균은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올스타 확정에 대한 소감을 묻자 "부진 때문에 큰 기대 못했다. 확정되니 그냥 감격스럽다"고 했다. 6월 들어 피안타가 많아지고 페이스도 들쭉날쭉했다.

서 균은 "지난달에는 몸에 스피드가 확 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러닝을 해도 다리가 안 나가고, 그래도 최근에는 단거리 달리기도 많이 했다. 구속 차이는 없는데... 허리는 돌아가도 팔이 안 나올때가 많았다"고 했다. 6월에는 10경기에서 1승1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직전 등판인 6월 3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이닝 무실점 호투로 한숨 돌린 상황이다.

서 균에게는 유니폼을 입지 않은 야구 스승이 또 한명 있다. 어머니다. 어린 시절 내야수를 보며 옆으로 편하게 송구하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던 어머니가 사이드암 전향을 권했다. 6월 부진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챈 이도 어머니였다. 서 균은 "어머니가 전화할 때마다 몸 스피드가 떨어진 것 같다. 순발력이 떨어졌다. 제구가 안되는 날은 팔이 안나온다. 왼 다리를 완전히 착지시켜놓고 던져라 등 엄청 잔소리(웃음)를 하신다. 내가 느낀 문제점과 일치되는 부분도 있었다"며 웃었다.

서 균에게 어머니는 특별한 존재다. 세상 모든 어머니가 그렇지만 야구만 놓고보면 더욱 그렇다. 서 균은 "어린 시절 난 키가 작았다. 주위에서 그 키로 야구 못한다고 했다. 과묵하신 아버지는 나와 어머니를 불러놓고 정 야구를 하려면 '야구 그만두면 집을 나가야 된다'는 각서를 쓰고 야구하라고 하셨다. 어머니는 내게 '초등, 중등때는 야수를 하고 고교 때는 무조건 투수를 하자'고 자주 말씀하셨다. 결국 투수가 됐다. 어릴 때부터 누구보다 나를 많이 관찰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올스타 무대에 오르지만 올시즌 자신에게 주는 점수는 '40점'이라는 서 균. 아직 부족하다 느낀다. 그래도 야구 인생에 이정표가 될만한 올스타 선정이다. 한용덕 감독은 "나는 올스타 베스트에 뽑힌 적이 없다. 선동열이라는 대투수의 그늘에 늘 가렸다. 감독추천으로 몇번 나가본 것이 전부"라고 했다.

서 균은 "어머니가 매일 한번씩 올스타 투표 하셨다고 했다. 아마 친구분들에게도 독려하셨을 거다. 어머니가 많이 좋아셨다"며 활짝 웃었다.

광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