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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선수권 생애 첫 우승, '승부사' 문도엽의 자기암시의 힘

KPGA 코리안투어에서 또 한번 생애 첫 우승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문도엽(27)이다. 1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컨트리클럽 남, 서코스(파70, 6950야드)에서 열린 제 61회 KPGA 선수권 대회.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문도엽은 1언더파 69타를 기록, 최종 합계 12언더파 268타로 이날 5타를 줄인 한창원(27)과 동타를 이루며 연장승부에 돌입했다. 연장 첫번째 홀에서 파로 비긴 문도엽은 두번째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더블 보기를 기록한 한창원을 누르고 생애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문도엽은 준우승을 두차례 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오랜 무명 생활을 견뎌야 했다. 데뷔 후 3년 간 퀄리파잉스쿨을 두번 더 치렀고, 올해도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 하는 등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는 큰 경기에 강한 승부사였다. 첫날 63타로 2위로 출발한 그는 2라운드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끝에 선두를 빼앗기지 않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치열했던 경쟁의 압박감. 올해 첫 우승을 차지한 동료 선수들을 보며 각오를 다졌다. 문도엽은 "친하게 지내는 형들이 올해 줄줄이 우승한 걸 보고 '나도 하고 싶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현실이 됐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주시면서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며 기뻐했다. "긴장감 속에서 플레이 하는 것을 좋아한다"던 그는 "누구 성적이 좋든 좋지 않든 내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란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생애 첫 우승의 보상은 달콤했다. 우승 상금 2억원을 받아 상금랭킹 6위(2억6327만원)로 올라섰고 2023년까지 코리안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오는 10월 제주에서 열리는 PGA투어 더CJ컵 출전권과 평생 출전권도 확보했다.

4타차 공동 16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한창원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5타로 맹추격 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첫번째 연장전에서 버디 퍼트가 홀컵을 돌아나온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두번째 연장전에서 티샷이 물에 빠지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선두와 1타 차 공동 2위로 우승 경쟁에 나섰던 송영한(27)과 김봉섭(35)은 이날 나란히 1타씩을 줄여 최종 합계 11언더파 269타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디펜딩 챔피언 황중곤(26)은 최종라운드에서 이븐파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2언더파 공동 49위, 상금랭킹 1위 박상현(35)은 3언더파 67타로 최종합계 3언더파 277타를 기록하며 공동42위로 대회를 마쳤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