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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굿바이' 메시-호날두, 음바페의 시대가 열렸다

리오넬 메시(31·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

이들은 축구팬 사이에서 '신(神)'으로 불린다. 평범한 인간은 절대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능력의 소유자라는 의미다. 그랬다. 메시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각종 우승컵을 쓸어 담았다. 매 경기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두 선수는 지난 10년간 정확히 5회씩 발롱도르를 나눠 가졌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르헨티나 국민은 메시라고 쓰고 '아르헨티나의 메시아(messiah)'라고 읽었다. 호날두 역시 포르투갈의 절대 에이스였다. 하지만 둘은 월드컵 무대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단 한 번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그래서 2018년 러시아월드컵은 둘의 커리어에 가장 중요한 대회가 될 것으로 보였다. 두 선수 모두 어느덧 서른 줄에 들어선 만큼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기 때문.

▶쓸쓸하게 돌아선 '축구의 신'

호날두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그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성공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꽂아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메시는 주춤했다. 아이슬란드와의 1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에서도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다. 감독과의 불화설도 있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와의 최종전에서 골맛을 보며 가까스로 16강에 진출했다. 두 선수 모두 정상을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축구의 신' 메시와 호날두에게 토너먼트는 넘지 못할 산이었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각)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16강전에서 3대4로 패했다. 호날두는 이어서 열린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전에서 1대2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두 선수 모두 득점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메시가 월드컵에서 넣은 6골, 호날두가 기록한 7득점 모두 조별리그에서 터뜨린 것이었다. 신으로 불리던 두 선수는 끝내 토너먼트의 강을 건너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새 시대 알린 무서운 막내

메시, 호날두가 짐을 싼 사이. 새로운 스타가 등장했다. 프랑스의 '신성' 킬리앙 음바페(20)다. 1998년생인 음바페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월드컵은 음바페가 폭발력을 선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프랑스의 축구 역사를 연거푸 새로 썼다. 호주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 출격, 프랑스 최연소 메이저대회 출전자로 이름을 남겼다. 분위기를 탄 음바페는 페루와의 2차전에서 결승골을 폭발시키며 프랑스 최연소 월드컵 득점자로 기록됐다.

음바페는 아르헨티나와의 16강에서도 펄펄 날았다.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13분에는 상대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후반 19분과 23분에는 멀티골을 뽑아내며 팀의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만 18세의 나이로 멀티골을 기록한 펠레(브라질) 이후 60년 만에 토너먼트에서 2골을 터뜨린 10대 선수가 됐다. 생일이 지나지 않은 음바페는 만 19세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최우수선수(MOM)에도 선정되며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축구의 신' 메시와 호날두는 16강 벽에 막혀 쓸쓸히 돌아섰다. '신성' 음바페는 새 역사를 쓰며 자신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예고했다. 한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