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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고성희 ''슈츠' 박형식과 베스트커플상? 장동건에 밀리지 않을까요'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슈츠'에서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중 하나는 고성희의 연기변신이었다.

고성희는 전작 '마더'에서 딸을 인생의 걸림돌로 여기며 아이를 학대하는 희대의 악모 자영 역을 맡아 소름 돋는 열연을 보여준 바 있다. 그 강렬한 이미지의 잔상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고성희는 분위기를 180도 바꿨다. 당찬 면모 뒤에 여린 감성을 숨긴, 경쾌한 김지나로 변신에 성공하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마더' 자영이도 너무 힘들었지만 나한테는 뿌듯하고 가장 오래 기억될 작품이다. 묘한 쾌감과 해소가 있었다. 나 역시 늘 내게 입혀져 있던 이미지를 깨부수고 싶었고 그런 면에서 잘 선택했다는 자신이 있었다. 그 이후 바로 '슈츠'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원래 '마더'와 일정이 겹쳤는데 다행히 기다려주셨다. 준비할 시간이 정말 없었는데도 하고 싶었던 것은 '마더'가 뿌듯하고 호평을 많이 받아 감사하면서도 동시에 자영이로 각인되는 게 배우로서 두려웠고 사람으로서도 많이 어두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환기가 필요했다. '슈츠'로 오히려 힐링 했던 것 같다."

고성희의 연기에는 호평이 쏟아졌다. 그의 연기력을 칭찬한 것은 물론, 고연우 역을 맡은 박형식과의 케미 또한 좋았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배우로서 이보다 뿌듯한 순간이 있을까.

"지나로서는 모의법정 신이 기억에 남는다. 포비아라는 게 나오는 신이었으니까. 힘들거나 이입이 많이 되는 신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그동안은 현장에서 고통스러워야 결과물이 좋은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지나는 건강하고 위트있는 인물이라 나도 함께 행복해진 것 같다. 현장이 정말 좋았다. 밤새고 힘들면 예민하거나 얼어붙을 만 한데 서로 장난치면서 으›X으›X하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려는 노력을 모두 함께 했던 것 같다."

사실 고성희는 유난히 시청률운이 없던 케이스다. 고성희는 2013년 영화 '분노의 윤리학'에서 여대생 진아 역으로 데뷔, 많지 않은 분량에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MBC '미스코리아'를 통해 처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했다. 당시 '미스코리아'는 퀄리티를 인정받았지만 경쟁작인 SBS '별에서 온 그대'에 밀려 시청률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다음해에는 MBC '야경꾼일지'에서 여주인공 도하 역을 맡아 1인 2역 연기로 호평받았지만 시청률은 10%대 초반으로 썩 임팩트 있는 결과는 아니었다. 2015년 KBS2 '스파이' 또한 '웰메이드'라는 극찬을 받았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고전했다. 그러나 이번 '슈츠'는 달랐다. 시작부터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달성하더니 최종회에는 10.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자체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공백기 전까지는 화제성 보다는 작품성을 보고 선택했다. 어린 마음에 선택이 뿌듯하면서도 아쉽기도 했다. 복귀하고 '당신이 잠든 사이에' '마더' '슈츠'까지 좀더 많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분들이 많이 봐주셨고 많이 느껴져서 감사했다. '슈츠'도 숫자로 따지면 15% 공약을 했기 때문에 아쉬울 수 있지만 그래도 워낙 반응이 좋았다. 우리 역시도 마지막회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10%를 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넘어서 기분 좋게 잘 마무리 된 것 같다."

시청률면에서도, 작품성과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좋은 결과가 따른 만큼 벌써 '슈츠'의 연말 시상식 호재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박형식과 '토끼커플'로 큰 사랑을 받았던 고성희 또한 베스트 커플상을 노려볼만 하지 않을까.

"올해가 20대 마지막인데 마지막날에도 일을 하고 싶다. 그런데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이 올해 마지막 날이라고 하더라. 더 좋았다. 베스트커플상을 감히 노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그런데 그러면 (장)동건 선배님과 경쟁해야 한다. 그러면 내가 밀리지 않을까. 나 혼자라도 기도해보려고 한다."(웃음)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