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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떠나는 A대표팀 권력이동 시작, '캡틴' 손-'갓' 영권 주축+8년 뒤까지 내다볼 '영 페이스' 절실

'캡틴' 기성용(29·뉴캐슬)이 A대표팀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 한국축구의 권력이동이 또 다시 진행될 조짐이다.

지난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직후 박지성과 이영표(이상 은퇴)가 태극마크를 내려놓으면서 A대표팀은 1985년생 박주영(서울)과 이근호(울산)를 중심으로 흘렀다. 그러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막내였던 기성용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그리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기점으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거쳐 팀 내 주축이 됐다. 이 구도는 향후 4년간 지속됐다. '세계랭킹 1위' 독일을 꺾고 '카잔의 기적'을 쓰며 환희로 마무리한 러시아월드컵에서도 기성용 구자철이 팀을 이끌었다.

2018년 여름은 또 다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젠 A대표팀 중심축이 1990년생 이상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핵심은 '손세이셔널' 손흥민(26·토트넘)이다. 브라질월드컵 당시 막내였던 손흥민은 4년 만에 '대체불가 선수'로 성장했다. 월드컵에 출전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인정한 월드클래스급 기량은 물론 인성도 한층 성숙했다. 주장 기성용이 어떻게 선후배들을 이끄는지 어깨 넘어로 배웠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10차전과 10월 평가전 때 기성용의 룸메이트로 지냈다. 당시 신태용 감독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신 감독은 "흥민이의 인성이 달라졌더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도 그 부분(인성)에서 흥민이를 인정하더라"며 귀뜸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손흥민은 기성용에게 주장 완장을 물려받을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지난달 27일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기성용 대신 주장으로 나서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살펴봐도 주장 트렌드는 수비수보다는 공격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 해리 케인(잉글랜드) 등 스트라이커들이 주장 완장을 찼다. 손흥민이 주장을 맡아도 대표팀 내에서 이견이 없을 듯하다. 여기에 부상으로 두 대회 연속 월드컵에서 낙마한 '동갑내기' 김진수(전북)도 특급 도우미로 버티고 있어 손흥민은 외롭지 않다.

손흥민의 카운터 파트너는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국민 욕받이'에서 '갓영권'으로 부활한 김영권(28·광저우 헝다)이 돼야 한다.

A대표팀 중앙 수비진에는 오른다리 비골 실금 부상에서 회복한 '괴물' 김민재(22·전북)가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월드컵 두 경기에서 숱한 비난을 받았던 장현수(27·FC도쿄)에다 비록 한 경기도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정승현(24·사간도스)까지 중앙 수비자원이 구축되면 김영권은 최고참으로 리드를 해줘야 한다. 손흥민이 아무리 주장이라고 하지만 포지션상 해줄 수 없는 일을 김영권이 도와줘야 한다.

손흥민과 김영권으로 재편될 A대표팀은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영 페이스'가 합류해 생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문선민(26·인천)이란 '뉴 페이스' 발굴은 수확이다. 그러나 더 국제경쟁력을 갖춘 젊은 피들이 절실하다. '뉴 페이스'는 역시 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했던 자원들 중에서 성인국가대표로 올라와야 한다. 백승호(지로나)를 비롯해 조영욱 황기욱(이상 서울) 등이 후보다. 특히 이강인(17·발렌시아)의 특급 월반도 고려해볼 만한 대상이다.

이들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먼저 눈도장을 찍고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때부터 A대표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축구협회는 세대교체로 짧게는 4년 뒤 카타르월드컵, 길게는 8년 뒤 미국-멕시코-캐나다월드컵까지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