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표팀 은퇴는 사실상 마음의 정리를 했다."
기성용(29·뉴캐슬)이 지난 10년간 달았던 태극마크를 내려놓을 전망이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4년을 벼른 러시아월드컵은 시원섭섭하게 마무리됐다. 스웨덴, 멕시코에 연달아 패한 뒤 독일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정작 기성용은 부상으로 독일전을 뛰지 못했다. 다만 동료들이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이번 대회는 사실상 기성용의 마지막 월드컵이다. 2010년 남아공 대회부터 세 대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은 기성용은 몸 상태를 고려해 국가대표 은퇴를 바라보고 있다.
기성용은 1일(이하 한국시각)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귀국 인터뷰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아직 결정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의 정리는 했다. 주장으로서 그 동안 팀을 잘 이끌지 못한 책임감도 있었다. 또 대표팀이 많은 비난을 받을 때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이런 복합적인 요소가 은퇴를 고민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혼자만의 결정은 아니다. 주변인과도 상의를 해야 한다. 은퇴 시기가 되면 내 입으로 얘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축구는 4년, 더 길게는 8년간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가야 한다. 과연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란 생각도 했다. 고민이 컸다"며 "지난 8년간 잦은 감독 교체로 대표팀이 어수선했던 건 사실이다. 주장으로서 짊어진 책임감이 무거웠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신태용호의 '캡틴'으로 활약한 기성용은 지난 29일 선수단과 귀국하지 않고 홀로 영국으로 넘어갔다. 뉴캐슬 이적 때문이었다.
기성용은 지난 30일 공식적으로 뉴캐슬에 새 둥지를 틀었다. 뉴캐슬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기성용이 전용기를 타고 구단에 도착한 장면부터 계약서 사인, 유니폼을 입은 장면 등을 모두 공개했다.
기성용은 올 시즌 라파 베니테스 감독이 영입한 첫 번째 필드 플레이어다. 첫 번째 데려온 선수는 지난 시즌 뉴캐슬에서 임대로 뛴 골키퍼 마틴 두브라브카였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스완지시티와 결별을 선언한 기성용은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내 이적팀을 물색 중이었다. 런던을 연고로 하는 팀을 선호했다. 이미 시즌 전부터 이탈리아 AC밀란과 웨스트햄이 기성용을 원하고 있었고, 에버턴도 영입전에 가세했다. 그러나 기성용은 신중을 기했다. 그의 선택은 '뉴캐슬'이었다. 인천공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