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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심은하 편지X이영애 라면' 허진호 감독 20년만 비하인드 첫공개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심은하의 편지와 이영애의 라면 대사의 비하인드가 20년 만에 공개됐다.

29일 방송한 JTBC '방구석 1열'의 첫 번째 코너인 '띵작 매치'에서는 연애세포를 자극하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가 소개됐다. 이날 방송에는 두 영화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20년만에 방송에 처음 출연해 영화 비하인드를 전했다.

게스트로 출연한 허지웅 작가는 허진호 감독의 두 영화에 대해 "기존 한국 멜로 영화와 다른 느낌을 가진 멜로 영화다. 허진호 감독의 영화 이후 한국 멜로 영화의 판도가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허진호 감독은 멜로 거장 수식어에 "10% 정도는 기분이 약간 좋았다가 90% 정도는 불편하고 쑥스럽다"며 얼굴을 붉히며 영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의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전했다.

출연진은 영화 속 공개되지 않은 다림(심은하)의 편지 내용에 대해 "도대체 무슨 내용이 적혀 있었길래 심은하 씨가 다시 빼려고 노력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허진호 감독은 "약간의 고백이 담긴 편지였던 것 같다. '좋아하기 시작했어요'라는 정도까지 쓰지 않았을까"라고 말해 20년 만에 최초로 심은하의 손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허 감독은 "당시 한석규 심은하 씨에게 별다른 디렉션을 주지 않았다. 배우가 알아서 하면 제가 끄집어내는 방식이고, 저는 테이크를 여러번 찍는 아주 게으른 방식을 취했다"며 "1회당 10회 이상 촬영이 기본이라 배우들이 처음에는 불편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 속 한석규가 아버지 신구에게 비디오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신에 대해서는 실제 본인 아버지와의 경험담이 녹아있다고 했다. 극중 사진사 한석규가 자신의 영정사진을 활짝 웃으며 찍는 모습은 고 김광석의 영정사진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변영주 감독은 "제가 일본에서 작업을 할 때 '8월의 크리스마스'가 일본 제작사들 사이에서 경쟁이 붙었다. 결국 저와 관련된 제작사가 그 영화 일본 배급을 맡았고 굉장히 흥행해서 빌딩을 사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사랑에 빠진 순수한 청년 상우를 연기한 이영애와 유지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허 감독은 "유지태가 촬영 당시 사랑에 빠진 극 중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했다. 캐릭터에 빠져서 정말 힘들어했다"며 "원래 시나리오에는 상우와 은수(이영애)가 악수 후 뒤돌아보지 않고 이별하는 장면으로 적혀있었지만 유지태가 '극 중 26살 청년인 상우라면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해 시나리오를 바꿨다"라고 밝혔다. 그는 "유지태가 돌아보지 않는 장면도 찍고 싶었는데 수백명이 촬영 현장에 모이면서 시간이 없어서 찍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극중 이영애의 명대사 '라면 먹고 갈래요?'의 원래 대사는 '커피 마실래요?'였다고. 허진호 감독은 "너무 평범한 것 같다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이후 다시 만난 이영애가 '라면 먹을래요?가 유행어래요'라고 말해 둘이 그 대사가 어떻게 나왔는지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극중 주인공 남녀의 권태기 때 이영애의 '빨리 와서 라면 끓여' 라는 말에 '내가 라면으로 보여? 말조심해'라는 대사는 당사자인 유지태가 만든 것이라고 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제목은 백설희의 동명 노래에서 따왔다고. 허 감독은 "아버지 환갑 잔치 때 저희 어머니가 실제 연분홍 치마를 입고 이 노래를 부르시면서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눈빛을 보이셨다. 그래서 이 제목을 정해놓고 영화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머글랭 밥차' 코너에는 연기파 배우 신정근과 장소연이 출연해 솔직한 입담을 펼쳤다.

두 사람은 영화 '식구'로 호흡을 맞췄다. '식구'는 '아리조나 국제영화제' 최우수 외국영화상과 '시네마 뉴욕시티 필름 페스티벌' 최우수 장편영화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영화.

장소연은 "연기할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했다. 촬영이 없을 때 전 집에 늘 있는데 어머니 친구 분들이 놀러와 '딸이 왜 회사에 안 가느냐?'고 물어봤다. 이후 어머니가 방에서 나오지 말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신정근은 "관객 수가 몇 만 들었으면 좋겠냐?"는 MC 윤종신의 질문에 "'원만히' 들었으면 좋겠다"라는 재치있는 답변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장소연은 "관상을 잘 본다"며 MC 장성규의 얼굴을 뜯어본 뒤 "다재다능한 재능이 보이고 재물복도 있다. 바람피고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장성규는 "잘못보셨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유발했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