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문규현(36)과 신본기(29)를 유격수 자리에 번갈아 기용하고 있다. 롯데가 61경기를 치른 현재 문규현이 32경기, 신본기가 29경기에서 스타팅 라인업에 유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문규현은 경험과 안정감, 신본기는 타격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일각에선 정점을 찍은 문규현 대신 신본기를 주전 유격수로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김민재 롯데 내야수비 코치는 "유격수는 투수와 타자의 변화 뿐만 아니라 아웃카운트, 이닝 등 모든 것을 머릿 속에 넣고 움직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신)본기는 아직까지 그 부분이 버거운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신본기의 연차가 적지 않지만 1군 풀타임 시즌은 올해가 첫 해다. 김하성(넥센 히어로즈), 허경민(두산 베어스)처럼 완성된 선수라 보긴 어렵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신본기가 문규현의 뒤를 이어야 하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현재는 문규현이 신본기를 끌어가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신본기는 '경쟁'이 아닌 '공존'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는 "(문)규현이형은 한 시즌을 온전히 치른 경험이 나보다 많다"며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규현을 보면서) 내가 빨리 배우고 느끼는게 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격수라는 포지션이 체력적인 소모도가 크고 부상 위험도 많은 편인데, 그런 부분에서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며 "규현이형이 없다면 팀 내에서 마땅한 조언을 받을 구석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받는다. 때문에 규현이형과 같이 경기에 나서면 마음이 편하다. 곁에서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다"고 덧붙였다.
롯데 유격수 자리는 문규현, 신본기 외에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가 없다. 문규현이 최근 어깨 통증으로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신본기가 '홀로서기'를 해야 롯데 내야가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신본기는 "확실하게 내가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2군에 있는 좋은 후배들이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밑바닥을 다지는 시기라고 본다. 팀이 필요할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