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인터뷰①] 진서연 ''독전' 비호감 될까 걱정..웬걸? 반전 호평 놀라워'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해 최고의 발견, 최고의 빌런(악역)으로 스크린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배우 진서연(35). 그가 예상치 못한 관객의 뜨거운 호평에 얼떨떨한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22일 개봉해 10일 연속 흥행 1위를 지킨 것은 물론 5일 만에 100만, 8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범죄 액션 영화 '독전'(이해영 감독, 용필름 제작). 중국 거장 두기봉 감독의 '마약전쟁'을 원작으로 한 '독전'은 탄탄한 스토리와 스타일리시한 연출은 물론 조진웅, 류준열, 박해준, 김성령, 차승원, 고(故) 김주혁, 진서연 등 충무로 '연기 신(神)'들의 열연으로 연일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진서연은 '독전'의 흥행 견인차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극 중 아시아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김주혁)의 파트너 보령을 연기한 진서연. 그동안 충무로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여성 캐릭터를 구축한 그는 관객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상황이다. 영화 초반 등장해 중반 퇴장하는 짧은 분량이지만 그럼에도 영화가 끝날 때까지 강렬한 존재감과 여운을 남기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아직 피부로 와닿지 않아요(웃음). 체감은 안 되는데 무대인사를 다니면 그래도 관객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구나 싶어요. 신기한 게 상영 전 무대인사와 상영 후 무대인사 반응이 극명하게 달라요. 상영 전에 무대인사를 하면 '저 배우 누구야?'라는 반응인데 상영 후엔 '멋있다'라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터져요. 상영 후 폭발적인 반응을 받을 때면 얼떨떨하고 너무 놀라워요. 하하."

지난 2007년 OCN TV무비 '메디컬 기방 영화관'과 영화 '이브의 유혹: 좋은 아내'(07, 곽정덕 감독)를 통해 데뷔해 어느덧 11년 차를 맞은 그는 '독전'으로 그야말로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셈이다. 실제로 '독전'의 진서연을 향한 반응은 폭발적인 것. '정말 마약한 사람 같다'라는 평은 기본, '걸크러시' '미친 연기의 끝판왕' 등 각종 수식어가 봇물 터지듯 터지고 있다. 무엇보다 김주혁과 함께 '약쟁이 부부'로 불리는 진서연. '한국판 할리퀸'이라는 애칭이 붙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

"정말 반응이 신기해요. '약쟁이'라는 평도 너무 웃기고 대부분 '소름끼치는 데 사랑한다'라는 극단적인 평도 재미있었어요. 무서운데 매력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어떤 분은 '뭐지? 두려운데 설렌다'라는 반응도 있고 마치 호랑이를 마주한 기분이라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호랑이를 마주치면 당장은 너무 무섭고 두려운데 막상 또 한 번쯤 만져보고 싶잖아요. 제가 딱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요즘 사랑을 주셔서 댓글도 읽어보게 되는데 그때 대게 여배우에게 해주시는 칭찬인 '예뻐요'라는 반응은 없고 '언니 무서워요. 근데 좋아요' '소름 끼치는데 사랑한다'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이걸 감사해야 할지 속상해야 할지 모르겠네요(웃음). 너무 감사한 일인 거죠? 하하."

'독전'의 보령을 자신만의 스타일과 색깔로 녹여낸 진서연. 촬영 내내 원 없이 연기했고 원 없이 빠져들었던 '인생 캐릭터'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다만 지금껏 본 적 없는 캐릭터를 시도한 탓에 기대만큼 두려움, 걱정도 컸다는 것. 비호감과 호감 사이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었다는 진서연이다.

"솔직하게 '독전'의 보령을 촬영하면서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한국의 여배우로서 이런 재미있는 캐릭터를 언제 또 만나 보겠어요? 실제로 정말 신나서 연기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말 못 할 걱정도 있었죠. 수위가 너무 센 것은 아닌가? 그래서 관객이 불쾌하면 어쩌나 싶은 걱정들이요. 이해영 감독,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도 똑같이 걱정했어요. 다들 '너 비호감으로 전락하는 거 아니냐' '다음 작품 캐스팅 안 되면 어쩌냐' 말이 많았죠. 워낙 제작진 사이에서 걱정이 많아서 통편집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이해영 감독은 한 컷도 편집하지 않고 영화에 담았다고 하더라고요. 관객들도 불쾌하게 보는 것보다 독특한 캐릭터의 등장에 좋아해 주셨고요. 통편집까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반전 호평은 정말 예상 못 한 반응이었죠. 관객이 내 캐릭터를 잊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욕만 안 하면 다행이겠다 싶었는데 정말 반전이죠(웃음)."

진서연은 '독전'을 통해 많은 관심, 사랑을 받게 된 것도 개인적으로 굉장한 기회이자 축복, 감사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자신과 같이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이들에게 희망이 됐다는 사실이 가장 뜻깊다고 밝혔다. 최근 한 팬으로부터 이런 사연이 담긴 메시지를 받고 정말 큰 힘과 용기, 보람을 느꼈다는 진서연이다.

"얼마 전에 '독전'을 관람한 한 팬이 제 SNS 다이렉트 메시지에 사연과 함께 고맙다는 평을 보내줬어요. 내용은 무용을 오래 해왔지만 주인공이 아닌 늘 사이드 포지션만 하게 돼 많이 지쳐있었던 상황에서 '독전'의 절 보고 많은 용기를 받았다는 거였어요. 자신의 분야에서 열정과 노력을 쏟으면 주인공보다 더 빛나는 조연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데요.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갖게 됐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해줬죠. 그 메시지를 읽고 진짜 힘이 됐어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이번 생은 정말 성공한 인생인 것 같아요. 하하."

한편,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작품으로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가세했고 차승원, 고(故) 김주혁이 특별출연했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페스티발' '천하장사 마돈나'를 연출한 이해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